레바논 차량폭탄 6명 사망 “유엔군도 테러 목표”

  • 입력 2007년 6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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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논 유엔평화유지군(UNIFIL)을 노린 테러공격으로 병사 6명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군소 이슬람 무장세력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이번 공격은 목표가 레바논 정부군이 아닌 유엔평화유지군이라는 점에서 국제사회를 긴장시키고 있다.

21일 창설돼 다음 달 레바논 파병을 앞둔 한국군 동명부대의 활동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유엔군 직접목표 ‘긴장’=24일 AFP통신과 알자지라 방송에 따르면 레바논 남부의 키암 마을 근처에서 정체불명의 차량이 폭발해 순찰 중이던 유엔평화유지군 소속 스페인 병사 6명이 숨지고 2명이 부상했다.

테러에 사용된 차량 내부에서 사람의 흔적이 발견되지 않아 외부에서 원격 조종됐을 가능성이 높다. 스페인 국방부도 “미리 계획된 범죄”라고 발표했다.

이번 폭발은 지난해 8월 레바논 내 무장세력인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간에 벌어진 34일간의 교전 이후 유엔군에 가장 큰 피해를 입혔다. 1978년부터 레바논 남부에서 활동해 온 유엔군은 교전 이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채택한 휴전 결의안에 따라 30개국 1만3000명 규모로 늘어난 상태.

푸아드 알시니오라 레바논 총리와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 이스라엘, 스페인, 프랑스 정부는 즉각 한목소리로 이번 공격을 비난했다. 헤즈볼라도 “레바논 국민을 해치는 행위”라고 이번 사건을 비판했다.

현지 언론은 레바논 북부 팔레스타인 난민촌의 민병조직 ‘파타 알 이슬람’의 소행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난민촌 ‘나르 엘 바레드’를 장악한 파타 알 이슬람은 알 카에다의 지원을 받는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공격 확대할 것’ 위협=파타 알 이슬람은 교전 이후 레바논 정부군의 본격적인 소탕작전이 시작되자 “레바논 다른 지역으로 전투를 확대할 것”이라고 공언해 왔다. 이날 사건은 같은 날 레바논 북부에서 정부군의 공격으로 민병조직 전투원 6명이 사망한 뒤 발생했다.

알 카에다의 2인자 아이만 알 자와히리가 지난해 9월 레바논 내 유엔군을 공개적으로 비난한 것과 이번 폭발사고는 관련이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레바논 정부에 붙잡힌 알 카에다 소속 전투원들도 “레바논 남부 유엔군 공격이 주된 목표 중 하나”라고 진술했다.

위험을 우려한 유엔군은 최근 베이루트에 위치한 본부 건물 주위로 4m 높이의 경계벽을 설치했다.

한국은 다음 달 350명 규모로 구성된 한국군 유엔평화유지군 동명부대를 레바논 남부 티레에 파병한다.

티레는 이번 사건이 발생한 지역과는 떨어져 있지만 유엔군을 상대로 한 추가 공격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는 곳이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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