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총선 집권우파 ‘싹쓸이’ 전망…‘사르코지 개혁’ 급물살

  • 입력 2007년 6월 18일 02시 59분


프랑스 하원의원을 뽑는 총선 결선투표가 17일 실시됐다.

공식 집계가 끝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지만 결과는 이미 나온 것과 다름없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투표 직전 실시된 모든 여론조사에서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이끄는 집권 우파 대중운동연합(UMP)의 압승이 예상됐기 때문이다.

UMP와 UMP에 동조하는 우파 그룹은 577개 의석 가운데 최고 460여 석을 얻을 것으로 예상됐다. AP통신은 “프랑스 현대사에서 최다 의석을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여당이 압도적 승리로 의회를 장악하게 되면 사르코지 대통령은 유럽 정상들 가운데 가장 큰 힘을 지닌 지도자의 위치에 오른다. 이를 통해 그는 예고했던 개혁을 강력하게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사람들의 관심은 사실상 판가름 난 투표 결과보다 향후 추진될 개혁에 쏠린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이미 26일에 의회 특별회기를 열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 회기 동안 세금 감면을 포함한 세제 개편, 주 35시간 근로제 완화, 강력한 상습 범죄자와 불법 이민자 대책, 공공교통 전면 파업 제한을 비롯한 일부 개혁안을 관철시킬 계획이다.

좌파를 중심으로 한 비판론자들은 사르코지 대통령에게 권력이 지나치게 집중되는 것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들은 “이번 선거를 통해 의회는 ‘사르코지의 고무 스탬프’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의원들이 대통령의 주장을 무조건 통과시키는 ‘거수기’ 노릇을 할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다. 더 나아가 좌파의 목소리가 약해지면 프랑스 민주주의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10일의 1차 투표에서 우파의 압승 분위기는 이미 확인됐다. 과반수 득표자가 나와 승부가 갈린 110개 의석 가운데 UMP는 1석을 제외한 나머지 의석을 모두 가져갔다.

반면 사회당은 “149석인 의석을 현상 유지만 해도 성공”이라는 얘기를 들을 정도로 위축된 모습이다. 분석가들은 “사회당이 이번 대선과 총선 결과를 놓고 유럽의 다른 좌파들이 그랬던 것처럼 중도 쪽으로 궤도를 일부 수정할 것인지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파리=금동근 특파원 gold@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