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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6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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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이 같은 동향이 확인됨에 따라 세계 최대 마약 공급지로 부상한 ‘골든 트라이앵글(태국 라오스 미얀마 접경지대)’에 검찰 수사관 2명을 상주 배치하고, 미국 마약청(DEA)에 검사와 수사관을 파견해 마약조직 정보 수집과 마약 근절을 위한 국제 공조를 강화하기로 했다.
▽한국은 마약 세탁소?=2002년 대대적인 단속으로 국내 마약 제조 공급 조직이 대부분 붕괴됐다. 그 후 한국은 세계적으로도 ‘마약 청정국가’로 인정받고 있다.
문제는 이 때문에 국제마약조직이 한국을 마약 ‘세탁소’로 활용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는 것. 한국을 경유하면 상대적으로 검역이 허술하다는 점을 이용한다는 게 검찰의 분석이다. 한국인을 마약 운반책으로 활용하다가 적발되는 일이 잦아진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해 국내에서 적발된 히로뽕과 코카인 전체 거래량 30kg(1회 투여량 0.03g) 중 국내 소비 목적은 8kg에 불과했다. 나머지 22kg은 한국을 거쳐 ‘세탁’한 뒤 미국이나 유럽 등지로 밀수출하려다 적발된 것이다.
5월 현재 국제 마약 조직 등에 고용돼 마약 운반을 하다가 적발돼 외국 사법기관에 구속된 한국인은 100여 명에 이른다고 검찰은 밝혔다.
▽마약 거래 범죄 증가=지난해 적발된 전체 마약류 사범은 7709명으로 전년 대비 7.8% 증가했다. 압수한 히로뽕 양은 2만153g으로 162억 원어치에 이른다. 압수량은 전년 대비 11.6% 증가한 수치다.
검찰은 한동안 주춤하던 마약류 범죄가 다시 꿈틀거리기 시작했다고 판단한다. 올해 들어서는 4월까지 적발된 마약류 사범이 271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3.2%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마약류 사범 중 제조, 밀수, 밀매, 소지 등 마약 거래 사범은 1691명으로 2005년(1270명)보다 16.3%나 증가했다.
검찰은 “세계 마약류 공급 루트 변화와 국제교류 증가로 정체상태에 있던 히로뽕 밀수, 밀매 등 공급 사범이 급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우편거래를 통한 마약 밀수 사례도 지난해 105건으로 2005년(46건)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 국내 히로뽕 공급지도 중국에서 동남아 등으로 다양화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적발된 마약류 사범 2명 중 1명은 과거 마약류 관련 전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2∼2004년 30%가량에 머물던 재범률이 2005년 42.8%로 높아졌고 지난해에는 45%에 이른 것. 국내 마약류 사범의 77.9%를 차지한 히로뽕, 엑스터시 등 향정신성의약품사범은 재범률이 51.2%나 됐다.
전통적인 마약류인 아편, 대마 사범이 꾸준히 줄고 있는 반면 히로뽕 등 신종 마약류 사범이 급증하고 있는 것도 최근의 추세다. 엑스터시 등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된 신종 마약류는 지난해 3218정이 밀반입돼 전년 대비 127.1%나 증가했다.
신종 마약류는 주로 해외 유학생이나 외국인 강사 등이 국내에 들여와 젊은 층을 대상으로 유통시키고 있는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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