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스에 맡겼더니…” 대반격 노리는 체니

  • 입력 2007년 6월 4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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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외교정책에 삐걱거리는 소리가 점점 커진다.’

뉴스위크 최신호(11일자)가 워싱턴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진단한 최근 상황이다. 온건파인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과 강경파인 딕 체니 부통령 간의 물밑 갈등이 주된 이유.

라이스 장관은 겉으로 보기에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신임을 바탕으로 워싱턴 외교의 흐름을 휘어잡고 있다. 하지만 북한과 이란의 핵 문제, 이라크를 비롯한 중동 사태의 악화, 러시아와의 불편한 관계 해결에서 뚜렷한 진전이 없는 상태.

체니 부통령의 참모들은 이런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으며, 강경파의 목소리를 키울 만한 계기를 찾고 있다고 뉴스위크는 전했다. 이란이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반군에 무기를 공급하고 있다는 최근 의혹과 관련된 정보 수집에 이들이 부쩍 열을 올리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 이는 이란이 이라크뿐 아니라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까지 공격하려 한다는 시나리오를 뒷받침하는 것이다.

백악관의 한 관계자는 “체니 부통령은 이라크 문제를 해결할 시리아와의 관계 개선 협상 같은 간단한 논의조차 부시 대통령에게 보고하지 못하도록 라이스 장관을 가로막고 있다”고 말했다. 관타나모 수용소의 규정 완화 같은 문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워싱턴의 한 외교관은 “체니 부통령 쪽에서 라이스 장관의 답보 상태를 고소해하는 듯한 분위기마저 있다”고 귀띔했다.

이에 라이스 장관은 “어떤 조직에서나 불협화음이 나오기 마련이지만 체니 부통령은 뒤에서 남을 깎아내릴 사람은 아니다”며 불화설을 부인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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