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신임 외교부장 부시 일가와 ‘30년 친분’

  • 입력 2007년 4월 28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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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제츠(楊潔지·57) 신임 중국 외교부장은 상하이(上海) 출신으로 1975년 외교부에 들어와 번역실에서 외교관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5년간의 대사직을 포함해 약 13년간 미국 주재 중국대사관에서 근무하는 등 외교관 생활의 상당 기간을 미국 관련 업무를 맡았다.

전임 리자오싱(李肇星) 외교부장에게서 주미 대사를 물려받은 후 외교부장도 미국통끼리 바통이 이어졌다.

중국이 외교에서 미국의 비중을 높게 둔 것은 지난해 중국이 주미 공사를 지낸 류샤오밍(劉曉明)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부주임을 북한 주재 대사로 임명한 것에서도 나타났다.

특히 1977년 당시 베이징(北京) 연락사무소 대표였던 양 부장은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티베트 여행 당시 단독으로 통역을 맡아 부시 일가와 인연을 맺은 후 30년 가까운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 것도 이번 부장 발탁에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양 부장이 2002년 4월 미국을 방문한 후진타오(胡錦濤) 당시 국가 부주석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 주어 후 주석이 양 부장을 적극 천거했다고 전했다.

양 부장은 2001년 4월 미 해군의 EP3 정찰기가 중국 하이난(海南) 섬 연해 상공에서 중국 전투기와 충돌했을 당시 주미 대사로서 미국의 사과를 받아 내는 등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이번 외교부장 자리를 놓고 왕광야(王光亞) 주유엔 대사, 왕자루이(王家瑞)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 왕이(王毅) 주일 대사 등이 경합을 벌였다.

한 외교소식통은 양 부장이 빈틈없는 협상가이자 능숙한 외교관이지만 건강 문제가 지적됐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전했다. 그는 지난해 후 주석 방미 준비 기간에 심장혈관 질환으로 혈관 우회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양 부장은 1973년부터 1975년까지 영국 바스대와 런던정경대(LSE)에서 유학했다. 그는 2001년부터 2005년까지 전임 리자오싱 전임 대사에 이어 주미 대사를 지내다 2005년 3월 부부장에 임명됐다.

중국은 또 정년을 넘긴 쉬관화(徐冠華·66) 과학기술부장, 왕수청(汪恕誠·66) 수리부장, 쑨원성(孫文盛·65) 국토자원부장의 후임에 완강(萬鋼·55) 상하이 퉁지(同濟)대 총장, 천레이(陳雷·53) 신장웨이우얼자치구 부주석, 쉬사오스(徐紹史·55) 국무원 판공청 부비서장을 각각 임명했다.

완 총장은 중국 치공당(致公黨) 부주석으로 현재의 중국 내각에선 유일한 비공산당원으로 입각하게 됐다. 중국 건국 초기에도 비공산당 계열 부장들이 있었고 그 후에도 종종 공산당적을 갖지 않은 부장들이 임명됐다.

구자룡 기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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