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한에 피습당한 日 나가사키 시장 사망

  • 입력 2007년 4월 18일 17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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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한의 총격으로 중태에 빠졌던 이토 잇초(伊藤一長·61·무소속) 일본 나가사키(長崎) 시장이 18일 새벽 끝내 숨졌다고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이토 시장은 전날 오후 7시50분 경 나가사키 역 인근에 위치한 자신의 선거사무소 앞에서 두발의 총격을 당한 직후 나가사키 대학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미 심폐정지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측은 4시간에 걸쳐 긴급 수술을 했으나 총탄 2발이 모두 심장을 관통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체포된 용의자 시로오 데츠야(城尾哲彌·59)가 일본 최대의 범죄조직 야마구치조의 일파인 '스이신(水心)회' 회장대행이며 예전 공공사업 입찰 문제로 시청 측과 마찰을 빚어 왔다고 밝혔다.

3선이던 이토 시장은 22일로 예정된 선거에서 4선을 노려왔으며 일본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된 '핵보유 필요성' 발언에 강한 반대 입장을 보여왔다.

나가사키에서는 그의 전임자인 모토시마 히로시(本島等·85) 전 시장 역시 1988년 시의회에서 "일왕에게 전쟁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는 발언을 했다가 1990년 우익 극단주의자로부터 총격을 받고 중상을 입은 바 있다.

한편 이번에 범행을 저지른 시로오 용의자는 1989년에도 네모토 당시 시장에 대한 공갈미수사건으로 경찰에 체포된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가사키 시가 애도에 잠긴 가운데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를 비롯한 여야당 정치인들은 입을 모아 "폭력에 의한 언론봉쇄"를 비난했다. 지난해 8월 자택이 전소되는 테러를 당한 가토 고이치(加藤紘一) 자민당 전 간사장은 "이런 비열한 일이 일어나서야 다른 나라에 일본을 자랑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도쿄=서영아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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