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통령 “억류 영국군 석방”

  • 입력 2007년 4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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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이 4일 테헤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달 23일 이란 영해를 침범했다며 억류한 영국 해군 소속 장병 15명을 석방하겠다고 밝혔다. 테헤란=EPA 연합뉴스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이 4일 테헤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달 23일 이란 영해를 침범했다며 억류한 영국 해군 소속 장병 15명을 석방하겠다고 밝혔다. 테헤란=EPA 연합뉴스
이란군에 억류돼 영국과 이란 간 무력충돌 우려를 불러일으켰던 영국 해군장병 15명이 억류 2주일 만에 풀려났다.

AP통신과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4일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달 23일 걸프 만 샤트알아랍 수로에서 이란 영해를 침범해 억류한 영국 장병들을 석방한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은 당초 3일로 예정됐다가 하루 연기돼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회견에서 “이란은 이들을 처형할 권한을 갖고 있지만 선지자 마호메트가 실천한 모범을 따라 이들을 석방한다”고 말했다. 영국 정부와 억류된 영국군의 가족은 전격적인 석방이 발표되자 즉각 환영의 뜻을 표했다.

장병들은 당초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기자회견 직후 풀려날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란 정부 소식통은 이들이 5일 석방될 것이라고 전했다.

회견에 앞서 이란 국영 TV는 영국 병사들이 국경을 침범했다고 자백하는 모습과 이들을 ‘체포’한 이란군 사령관에게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무공훈장을 수여하는 장면을 보도했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석방 발표는 이란 최고 안보관리인 알리 라리자니가 영국의 나이젤 세인벌드 총리 외교보좌관과 통화한 후 이뤄졌다. 이에 앞서 이라크 내 이란 무기 반입 혐의로 미군에 억류된 이란 외교관 1명이 석방됐다.

그동안 영국은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기록을 제시하며 억류된 영국해군이 타고 있던 HMS 콘월호와 HMS 콘월호의 검색 대상이었던 상선이 지난달 23일 이라크 영해 안에 있었다고 주장해 왔다.

이란은 상선과 상선을 검색하는 HMS 콘월호의 소형 보트들이 이란의 영해 안에 있었다고 반박했지만 상선의 위치에 대해서는 여러 차례 다르게 통보해 의심을 샀다.

이번 억류 사건은 미국이 이란에 대한 무력공격을 배제하지 않고 유엔이 강력한 새 제재를 결의하는 등 이란과 서방의 관계가 극도로 악화된 상황에서 이뤄져 긴장을 불러일으켰다.

또 영국군이 억류돼 있는 동안 이란을 개인적으로 여행하던 전 미국 연방수사국(FBI) 요원이 실종됐으며 프랑스 역사학자가 민감 지역을 여행했다는 이유로 이란에 억류된 바 있다.

송평인 기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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