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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3월 28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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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은 2001년 아프가니스탄에서 체포된 데이비드 힉스(31·사진) 씨. 5년째 쿠바 관타나모 수용소에 수감돼 온 그는 알카에다 테러 훈련에 참가한 뒤 탈레반 반군과 함께 다국적군에 대항해 싸운 혐의를 받고 있다.
그가 호주 국민의 ‘반미 감정 촉매’로 떠오른 것은 단 한 차례의 재판도 없이 독방에 가둬 둔 미국의 처사 못지않게 이를 방관해 온 호주 정부의 무책임 때문.
수감생활 5년째로 접어든 올해 1월부터 호주 언론들은 본격적으로 힉스 씨 문제를 다루기 시작했다. “죄가 있고 없고를 떠나 호주인이 미국에 5년 동안 부당한 취급을 받을 이유가 없다” “자국민을 이렇게 방치한 호주 정부 역시 직무유기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는 것이 비판의 핵심이다.
호주 상하원 의원 226명 중 96명은 1월 말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에게 힉스 씨가 호주로 송환돼 사법처리 받을 수 있도록 미 의회가 개입할 것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힉스 씨 문제가 총선 이슈로 떠오르자 다급해진 존 하워드 총리는 지난달 미국에 빠른 재판을 촉구하는 한편 뒤늦은 유감표명도 했다. 미국도 호주의 여론을 의식하기 시작했다. 힉스 씨는 지난해 미국 의회를 통과한 테러수감자법에 따라 26일 관타나모 수감자 가운데 처음으로 군사재판을 받았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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