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라덴 찾을 수만 있다면…영국 정부, 한때 심령술사 동원

  • 입력 2007년 2월 25일 17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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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미국 '9·11 테러'를 일으킨 알 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의 행방이 묘연한 가운데 영국 정부가 빈 라덴을 찾으려고 한때 심령술사까지 동원한 사실이 드러났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 미러가 23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영국 국방부는 2002년 심령술사의 투시력이 빈 라덴의 은신처와 이라크 내의 대량 살상무기를 찾는데 효험이 있는가를 알아보기 위해 특별 실험을 실시했다.

국방부는 유명한 심령술사 12명에게 실험에 참가해줄 것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한 뒤 신참내기 심령술사들을 모집해 칼이나 테레사 수녀의 사진 등을 봉투에 넣어 밀봉한 뒤 내용물을 알아맞히는 실험을 했다. 실험 참가자의 28%만이 정답을 맞혔고 심지어 한 심령술사는 실험 도중 졸기까지 했다.

국방부는 이 같은 실험에 1만8000 파운드(약 3300만원)의 예산을 썼으나 별 효험이 없다고 결론짓고 실전에 활용하지는 않았다. 이 같은 사실은 정보공개법에 따라 최근 기밀문서 목록에서 해제된 보고서를 통해 밝혀졌다.

영국 못지않게 미국 정부도 빈 라덴의 행방을 좇느라 혈안이 돼 있지만 그를 찾아내거나 죽이는 일이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퇴임을 앞둔 피터 J 슈메이커 미 육군참모총장이 주장했다.

24일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슈메이커 참모총장은 23일 포트워스 로터리클럽 오찬 강연에서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처형을 예로 들며 "빈 라덴을 죽이거나 잡더라도 미국에 대한 테러 위협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슈메이커 참모총장은 총장에 임명되기 전 미 특수군 사령부의 사령관을 맡아 빈 라덴 수색 작업을 지휘한 바 있다.

이진영기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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