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서 야쿠자 세력다툼 추정 잇단 총격사건

  • 입력 2007년 2월 6일 18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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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東京) 시내 한복판에서 폭력조직 간 세력다툼으로 추정되는 총격사건이 꼬리를 물고 일어나 주민들을 얼어붙게 했다.

첫 총성은 5일 오전 10시10분경 도쿄 도심인 미나토(港)구 니시아자부(西麻布)의 도로에서 울렸다.

주변을 순찰 중이던 경찰관이 현장으로 달려가 보니 길가에 정차된 승용차 뒷좌석에 40대 남성이 권총 탄환에 맞아 숨져 있었다. 피해자는 도쿄 최대의 야쿠자 조직 스미요시카이(住吉會)의 간부로 확인됐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오토바이를 탄 범인 2명이 범행 후 주변에 권총과 오토바이를 내버린 채 달아났다.

이 사건이 일어난 지 1시간 뒤 약 1.3km가량 떨어진 미나토구 아자부주반(麻布十番)의 한 아파트 출입문에 총알 3발이 날아들었다. 이 아파트는 고베(神戶)시에 뿌리를 둔 일본 최대의 야쿠자 조직 야마구치구미(山口組)의 조직원들이 평소 드나들던 곳이다.

총격 사건은 6일에도 이어졌다.

이날 오전 5시40분경 도시마(豊島)구의 아파트 현관에 총알 4발이 꽂혔다. 이 아파트도 야마구치구미 조직원들이 출입하던 곳이다.

이어 40분 쯤 뒤에는 시부야(澁谷)구의 한 아파트에서 총성 3발이 울렸다. 탄환자국이 남은 곳은 지난해 가을까지 야마구치구미의 사무실이 있던 아파트의 현관.

경찰은 이날 시부야구 총격사건에서 목격된 것과 비슷한 차량에 타고 있던 남자 2명을 도쿄 시내에서 검거했다. 이들은 스미요시카이 조직원으로 확인됐다.

사건의 내막은 아직 드러나지 않았지만 나중 3건의 총격은 간부 습격이 야마구치구미의 범행이라고 판단한 스미요시카이의 보복 공격일 가능성이 높다.

두 세력의 충돌은 2005년 9월부터 예견돼 왔다. 당초 도쿄에서는 세력이 미미하던 야마구치구미가 도쿄 다이토(台東)구에 터를 잡은 고쿠수이카이(國粹會)를 산하로 흡수하면서 적극적으로 세력 확장에 나섰기 때문이다.

고쿠수이카이는 대가를 받고 과거 세력권(나와바리)의 이권을 스미요시카이에 빌려줬으나 야마구치구미에 편입된 이후 적극적으로 권리를 다시 회수하려 시도해왔다.

야마구치구미와 스미요시카이는 조직원수가 각각 4만 명과 1만 명을 넘는 것으로 일본 경시청은 파악하고 있다.

도쿄=천광암특파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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