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反中감정 꿈틀 “투자 앞세워 지배세력 행세”

  • 입력 2007년 2월 5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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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일부 국가에서 반중(反中) 정서가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2일 보도했다. 중국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은 지난달 30일부터 12일 일정으로 아프리카 8개국을 순방 중이다.

이 신문은 아프리카 일부에서 일고 있는 반중 정서가 중남미의 반미 감정과 비슷하다고 전했다. 아프리카 상당수 국가는 중국의 투자를 환영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중국이 과거 서방 국가처럼 지배세력으로 행세하는 것에 반감이 높아가고 있다는 것.

반중 감정이 가장 높은 국가는 42년 전 남부 아프리카에서 가장 먼저 중국과 외교관계를 맺은 잠비아. 9년 전 중국이 인수한 참비시 구리광산에서는 지난해 대규모 폭발이 일어나 50여 명이 사망했고, 중국인 감독관이 항의하는 노동자들에게 발포한 사건이 발생해 반중 감정에 불을 댕겼다.

대선 과정에서는 야권 후보가 “외세를 몰아낸 우리나라에서 민주주의 국가도 아닌 또 다른 외세가 득세하는 것을 용서할 수 없다”며 반중 정서에 호소하기까지 했다.

이 때문에 3일 잠비아를 방문한 후 주석에게는 삼엄한 경호가 따랐다. 이를 의식한 듯 후 주석은 구리광산에 8억 달러를 투자하고 790만 달러의 채무를 탕감해 주며 경기장을 건설해 주기로 하는 등 잠비아에 파격적인 선물 보따리를 풀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반중 감정은 비단 잠비아뿐 아니라 인근 국가인 나미비아와 짐바브웨, 앙골라, 레소토에서도 확산될 조짐이라고 전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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