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증시 폭락 거품붕괴 시작?

  • 입력 2007년 2월 1일 02시 59분


중국 정부가 증시 과열을 막기 위한 조치에 나서면서 31일 중국 주식시장이 폭락했다.

이날 상하이 증시 종합주가지수는 2,786.34로 전날보다 4.92% 하락했다. 지난해 6월 하루 동안 5.33%가 떨어진 이후 7개월 만에 최대 하락폭이다. 외국인이 매입할 수 있는 B증시는 160.68로 5.48%나 떨어졌다.

이 같은 급락세는 중국 증시에 ‘거품’이 끼었다는 경고가 잇따르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규제에 팔을 걷어붙였다는 소식이 전해진 데 따른 것.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청쓰웨이(成思危) 부위원장은 지난달 30일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증시에 거품현상이 진행되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거품붕괴가 가져올) 위험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고위관리가 ‘거품’이라는 표현을 직접 언급하며 투자자 경고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중국 정부가 증시과열을 우려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 증시는 지난해 130%의 상승률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왔다. 이 때문에 해외 투자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최근 중국 증시의 거품 붕괴 가능성과 그 여파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 은행감독위원회는 시중은행의 주식투자용 자금 대출을 중지시키고 관련 대출업무에 대한 조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이 같은 조치가 잇따를 경우 장기적으로 증시의 상승세가 이어지더라도 단기간 급등에 따른 조정은 불가피하다고 증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최근 ‘차이나 펀드’나 ‘브릭스(BRICs) 펀드’ 등을 통해 중국에 투자한 한국인은 급증 추세로 펀드평가회사 제로인에 따르면 중국 증시에 들어간 국내 자금이 2005년 9015억 원에서 지난해 말 8조182억 원으로 9배로 증가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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