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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1월 21일 19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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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미국 워싱턴의 한 외교소식통은 지난주 중반 이후 UNDP의 대북 지원 문제가 갑자기 문제로 불거진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곧 '기획에 의한 작품'일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미국의 대표적 보수매체인 월스트리트저널과 폭스뉴스는 19일(미국시간) 새벽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존 볼튼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의 측근이었던 마크 월러스 유엔 운영·개혁 담당 대사가 UNDP에 보낸 편지를 거의 동시에 보도했다.
기사를 쓴 기자들도 모두 간부급. 월스트리트저널은 오피니언 페이지 담당 부편집자. 이 신문은 이날 사설에서도 같은 문제를 제기했다. 폭스뉴스도 간부급 에디터가 기사를 썼다.
바로 하루 전인 18일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선 공화당 간사인 일리아나 로스-레티넨 의원이 UNDP와 같은 유엔 기구들을 통한 대북 현금 유입 문제를 집중 제기했다.
월러스 대사가 UNDP측에 공식 문제 제기를 한 것은 사실상 지난달 중순부터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월러스 대사는 UNDP가 뉴욕 UNDP 이사회에 참석한 북한 관리에게 1만2000달러를 들여 비즈니스 클래스 비행기표를 끊어준 사실까지 지적하며 조목조목 비판했고 UNDP는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북한의 반발이 불을 보듯 뻔한 UNDP의 대북 현금 지급 중단 조치는 북-미 베를린 회동 이후 '협상 진전'을 암시하는 발언들이 나오는 상황에서 나왔다. 6자회담장으로의 퇴로만 열어놓은 채 북한을 전방위로 죄어가는 양상이다. 미국이 한편으로 미소를 짓고, 다른 편으론 매를 드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가능하다.
미 행정부 내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한 기획자가 동시에 사탕과 채찍을 들었다기보다는 온건파와 강경파가 동시에 각자 자기 노선을 추구하며 경쟁하는 상황이라고 보는 게 옳다"고 설명했다.
미 행정부 내엔 '북한의 목표는 핵 무장 그 자체이므로 협상은 결국 시간만 끌다 실패할 것'이라는 시각이 엄존한다. 이들은 북한의 달러 위조며 대북 현금 유입 문제는 6자 회담 성공을 위해 눈감아주거나 대책마련을 멈출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고 본다.
또한 이번 UNDP 사태에는 코피 아난 전 사무총장의 핵심 측근으로서 1999~ 2005년 UNDP 총재를 지낸 마크 브라운 유엔 사무부총장(곧 이임 예정)에 대한 대북 강경파의 반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브라운 사무부총장은 네오콘(신보수주의자)인 볼튼 전 유엔대사를 비판하는데 앞장서 왔다.
워싱턴=이기홍특파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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