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의 여왕'…폐지 재활용으로 중국 부호 서열 5위

사람들은 그녀를 ‘쓰레기의 여왕’이라고 부른다. 폐지 재활용으로 미화 15억 달러(한화 약 1조4000억원)를 넘게 벌어 미국 경제전문 잡지 포브스가 집계한 중국 부호 서열 5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은 17일 중국 최대 제지회사 ‘구룡제지’의 장인 회장의 성공담을 소개했다.

구룡제지는 장 회장과 남편 리우 밍청 사장이 1995년 설립했다. 미국과 유럽에서 폐지를 모아 중국에서 재가공, 장난감 전자제품 가구 등을 포장하는 판지로 만들어 판다. 직원 수 5300여명에 연간 소득이 약 10억 달러이다. 지난해 3월 홍콩 증시에 상장해 5억 달러를 조달했고 그 후 회사 주가가 4 배로 뛰어 회사의 시가 총액은 50억 달러가 넘는다.

장 회장이 폐지의 상품성에 눈뜨게 된 시기는 1980년대 중국 광둥(廣東)성 선전(深圳) 소재 종이 무역 회사에서 일하던 때이다.

“업계 관계자가 그러더군요. 폐지는 숲과 같다고요. 종이는 몇 세대를 거쳐 계속 재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죠.”

날로 경제 규모가 커가는 중국은 만성적인 종이 부족을 겪고 있었다. 또 중국산 종이는 펄프가 아닌 대나무나 볏짚으로 만들어 질도 떨어진다.

장 회장은 1985년 홍콩으로 건너가 자본금 3800 달러로 종이 무역회사를 차렸다. 하지만 그의 야망을 실현하기에 홍콩은 너무 좁았다. 1990년 미국 LA로 옮겨 지금의 남편을 만나 재혼한 뒤 ‘아메리카 청남’이라는 종이 무역회사를 차렸다.

1995년부터 중국에 수출 붐이 일어 포장용 판지 수요가 급증하자 지금의 구룡제지를 세웠지만 아직도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중국 광둥성 둥관(東莞)과 LA에 사옥을 둔 구룡제지는 상하이(上海) 인근에 또 다른 대형 공장을 짓고 있다.

경제 분석가들은 구룡제지가 서방 기업들에 비해 값싼 연료와 인력을 쓰기 때문에 내년이면 세계 제지업계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한다. 장 회장 일가는 구룡제지의 지분 72%를 보유하고 있다.

이진영기자 eco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