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엔 마오쩌둥이 두명?

  • 입력 2006년 12월 1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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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오쩌둥(毛澤東·사진)은 누구인가.’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 영문판을 검색한 사람은 ‘중국에 공산 국가를 세운 군사, 정치 지도자인 동시에 많은 중국인을 죽음으로 내몬 대량 학살범’이라는 설명을 접하게 된다.

하지만 위키피디아 중국어판이 묘사하는 마오쩌둥은 다르다. 20세기 중국과 세계에 큰 영향을 미친 인물이라는 긍정적 업적 평가가 대부분이고, 정적 및 측근의 숙청이나 대기근 책임론 같은 부정적 내용은 없다.

위키피디아는 사용자들이 사이트에 들어가 관련 지식을 자유롭게 올리고 편집, 수정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은 위키피디아의 이런 특징 때문에 논란이 되는 사안에 관한 중국어판의 설명이 영문판과 큰 차이를 보인다고 30일 보도했다.

중국어판에서 검색한 정보들은 마치 자체 검열이라도 한 것처럼 대부분 중국 정부의 입맛에 맞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톈안먼(天安門) 사태, 대약진(大躍進) 운동, 문화대혁명 등 민감한 역사적 사건의 설명에서도 정보가 편향되거나 아예 접속이 차단된다.

최근 중국 당국이 누리꾼의 외국 사이트 접근을 차단하고 대중문화를 검열하면서 이 움직임은 강화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야후, 구글은 거대한 중국 시장을 잡기 위해 중국 당국의 사전검열 요구에 무릎을 꿇었다. 위키피디아의 경우 지난달 접속이 전면 차단됐다가 최근 조금씩 풀리고 있다.

중국의 인터넷 통제를 두고 누리꾼 사이에서도 최근 격렬한 논쟁이 벌어졌다.

마오쩌둥 정보에 대해 한 누리꾼은 “정보를 주기보다 마오쩌둥에게 경의를 표하는 일에 더 관심이 많은 사람은 마오의 묘지에나 가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다른 누리꾼은 “위키피디아는 개인적 감정을 쏟아내는 ‘변소’가 아니다”라고 맞섰다.

위키피디아 중국어판에 정보를 제공하는 한 검색업체 관계자는 “현 체제를 악의적으로 평가하지 말라는 정부의 지침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악의적 평가’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중국 사람들은 그게 무슨 뜻인지 다 안다”고만 말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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