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마비'가 한국경제 최대 위험요인

  • 입력 2006년 11월 14일 17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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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국 경제의 가장 심각한 위험 요소는 '정책 마비(Policy Paralysis)'라고 월가의 저명 경제전문 칼럼니스트가 진단했다.

블룸버그 뉴스의 아시아·태평양 담당 칼럼니스트인 윌리엄 페섹 씨는 14일 '한국, 일본식의 잃어버린 10년에 빠질 위험에 직면하다'라는 제목의 칼럼을 블룸버그 뉴스에 올렸다. 그는 이 글에서 "노무현 정부는 2003년 집권 이후 경제에서 초라한 점수를 받아왔다"면서 "지지율 부진에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내분까지 겹치면서 정부는 기업 활동을 촉진하고 소비자 신뢰를 높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경제가 고유가, 원화가치 상승에다 부동산 문제까지 겹치면서 사상 유례가 없는 도전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아파트 값은 지난달 1.5%나 뛰어오르면서 2003년 10월 이후 최대 월간 상승폭을 보여 "부동산 버블이 아니다"라는 경제부총리의 발언을 무색케 했고, 중앙은행 총재의 입에서조차 "집값 상승이 걱정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라는 것.

페섹 씨는 "부동산값 폭락은 경제도 함께 침몰시킬 것"이라며 "중국이 과열 진정에 나서고 미국 역시 수요가 둔화되는 시점에 한국경제가 위기에 빠진다면 타이밍은 최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1990년대 일본의 '잃어버린 10년'과 같은 어려움에 빠지지 않으려면 현 정부는 높은 근로의욕과 교육수준, 기업의 대외 경쟁력 등 한국경제의 이점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전제한 뒤 "그렇지만 문제는 이것이 별로 실현 가능성이 없다(big 'if')는 것"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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