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럼즈펠드 국방경질…후임에 게이츠 前CIA국장

  • 입력 2006년 11월 9일 09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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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전쟁을 주도하고, 해외주둔미군 재배치 구상(GPR)을 진두지휘하며 전 세계 미군의 전략 변화를 이끌던 도널드 럼즈펠드 미국 국방장관이 9일(현지시간) 사임했다. 사실상 경질이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이날 럼즈펠드 장관을 경질하고 후임 국방장관에 아버지 조지 부시 대통령 시절 중앙정보부(CIA) 국장을 지낸 로버트 게이츠 텍사스 A&M 대학 총장을 임명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이라크 전쟁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펜타곤(국방부)의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라크 전쟁에 대한 비판론이 최대 쟁점으로 부각된 '11·7 중간선거'에서 집권 공화당이 참패한 데 따른 문책 인사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향후 이라크 정책의 선회 가능성이 주목된다.

1970년대에 이어 2001년 두 번째로 미국 국방장관에 임명된 럼즈펠드 장관은 게이츠 내정자가 상원 인준청문회를 마칠 때까지 현직을 유지한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부시 대통령의 백악관 기자회견 직후 럼즈펠드 장관의 경질에도 불구하고 △전시작전통제권의 2009~2012년 한국 이양 △주한미군 재배치 및 감축 △주한미군 주둔비용의 한국부담비율 상향조정 등 기본적인 대한(對韓) 정책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도 "의회를 야당인 민주당이 장악했다고 한미간 전시작전권 협상에 변화가 있을 수 없다"며 "정책전환보다는 행정부의 업무를 민주당에 정확히 설명하고, 민주당의 의견을 경청하는 작업이 늘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미 국방부는 한반도 문제를 다루는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Deputy under secretary)실을 차관보(Assistant secrecatary)급으로 격상해 조직을 확대 개편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확대 개편되는 국방부 동아태 차관보실은 럼즈펠드 장관 밑에서 5년간 한반도정책의 실무책임자로 일했던 롤리스 부차관이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최종 집계된 중간 선거 결과 박빙승부를 벌이던 상원 2곳 가운데 몬태나 주는 민주당 후보의 승리가 확정됐다. 버지니아 주는 재검표가 남아있지만 표차가 7217표여서 역시 민주당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된다. 이로써 민주당 지지를 선언한 무소속 2명을 포함해 민주당은 상원(100석) 과반인 51석을 확보했다.

일찌감치 민주당의 다수당 탈환이 확정된 하원도 민주당은 무소속 1명을 포함해 230석을 확보한 것으로 집계됐다. 공화당은 201석을 차지했고, 4석은 아직 개표가 확정되지 않았다.

워싱턴=김승련특파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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