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방 돈줄 뇌물혐의 구속

  • 입력 2006년 10월 23일 02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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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의 부패사건’으로 일컬어지는 상하이(上海) 시 사회보장기금 비리 사건 수사가 빠른 속도로 몸통을 향해 치닫고 있다.

4개월째 이 사건을 조사해 온 중국 사정당국은 푸시(福禧)투자유한공사의 장룽쿤(張榮坤·38·사진) 회장을 체포해 구속했다고 중국 언론이 22일 일제히 보도했다.

‘상하이방(上海幇)의 돈줄’로 알려진 장 회장이 전격 구속됨에 따라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을 정점으로 한 상하이방의 몰락이 곧 가시화할 전망이다.

▽비리수사 급진전=푸시투자유한공사는 20일 장 회장의 구속을 정식으로 발표했다. 장 회장은 올해 7월 중국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가 이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한 이래 첫 번째로 구속된 인사다.

장 회장은 상하이 시 고위 간부들에게 거액의 뇌물을 주고 상하이 시의 사회보장기금 32억 위안(약 3878억 원)을 부당하게 대출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베일에 싸인 풍운아’=장 회장은 지난해 49억 위안(약 5938억 원)의 재산을 기록해 포브스가 선정하는 중국 부호 100명 가운데 16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그가 어떻게 재산을 모으기 시작했으며, 2002년까지도 11억9800만 위안(약 1452억 원)의 재산으로 부호 서열 48위에 그쳤던 그가 어떻게 수천억 원에 이르는 재산을 모았는지는 베일에 싸여 있다고 충칭(重慶)신보가 22일 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그는 2002년 2월 푸시투자유한공사를 설립한 뒤 고속도로 사업에 뛰어들었다. 바로 그해 상하이∼항저우(杭州) 고속도로의 상하이 구간 경영권을 획득한 그는 이듬해 상하이 시의 자딩(嘉定) 구와 진산(金山) 구를 잇는 65km 고속도로의 25년 경영권도 따냈다.

이후 그가 지난해 6월까지 3년간 따낸 고속도로 경영권과 지분은 200km에 걸쳐 100억 위안(약 1조2119억 원) 규모에 달한다.

▽상하이방 몰락 가속화=이런 그의 초고속 성장 신화에는 거미줄같이 얽힌 그의 정계 로비망이 작용했을 것으로 중국 언론은 보고 있다.

특히 이미 파면된 천 전 상하이 당 서기를 비롯한 상하이방이 주요 로비 대상이었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오래전부터 그가 ‘상하이방의 돈줄’이라는 말이 나돈 것도 이 때문이다.

따라서 이 사건이 확대될수록 상하이방의 몰락은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상하이방의 좌장’인 황쥐(黃菊) 부총리는 장 회장의 부인 위후이원(余慧文) 씨가 부회장인 상하이 자선기금회의 후원자로 드러나면서 이번 수사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태다. 장 회장은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무려 1100만 위안을 자선기금으로 출연했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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