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그리스 추락 여객기 ‘스위치 조작 실수탓’

  • 입력 2006년 10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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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치 조작 실수 하나가 121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지난해 8월 14일 그리스에서 추락한 헬리오스 항공사 소속 여객기 추락사고는 전등을 켜고 끄는 것처럼 간단한 스위치 조작 하나를 제대로 하지 않아 일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사고 원인을 조사한 그리스 항공안전국은 10일 최종 보고서에서 기내 압력조절장치 스위치가 ‘수동’에 고정돼 있었다고 밝혔다. 이 장치는 기내 산소를 자동으로 조절해 주는 장치로 비행 때 ‘자동’쪽에 고정돼 있어야 한다.

일차적인 책임은 지상의 엔지니어들에게 있었다. 비행기를 점검하면서 스위치를 무심코 ‘수동’으로 돌려놓은 것.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조종사들의 실수가 더해졌다. 기내 압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는 경고 신호가 나왔지만 조종사들은 스위치가 잘못돼 있음을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조종사들은 이윽고 산소 부족으로 의식을 잃었다. 비행기는 자동조종장치에 의해 2시간 동안 그리스 상공을 맴돌다 아테네 서북쪽 언덕에 추락했다.

탑승자 121명은 전원 사망했다. 시신 부검 결과 대부분의 승객이 추락 직전까지 숨이 붙어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파리=금동근 특파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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