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50대 ‘젊은 측근’ 내각 - 당 포진

  • 입력 2006년 9월 27일 02시 55분


아베 신조 정권의 조각 및 당직 인선에서 눈길을 끄는 대목이 ‘젊은 측근’의 중용이다. 엄밀한 의미의 측근이라고는 이지마 이사오(飯島勳·61) 정무비서관뿐이었던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 때와는 크게 다르다.

아베 총리의 측근들은 2세 정치인·해외유학파·정책통이 많으며 일본의 침략전쟁에 대해 부채의식이 별로 없는 전후(戰後)세대라는 특징을 공유하고 있다.

▽입각한 주요 측근=‘총리의 아내 역’이라고 불리는 요직인 관방장관에 출신 파벌이 다른 시오자키 야스히사 외무성 부상을 기용한 것은 이례적이다. 자민당 정권 역사에서 총리와 출신 파벌이 다른 관방장관이 임명된 예는 아주 드물다.

‘측근의 맏형 격’인 시오자키 장관은 과거 아베 총리와 함께 정책모임인 ‘NAIS그룹’을 만들어 활동했다. NAIS는 경제재정담당 보좌관으로 임명된 네모토 다쿠미(根本匠) 자민당 의원의 영문 첫 글자인 N, 아베 총리의 A, 자민당 간사장 대리로 임명된 이시하라 노부테루(石原伸晃·49) 의원의 I, 시오자키 장관의 S를 결합한 것이다.

시오자키 장관은 도쿄(東京)대를 졸업한 뒤 미국 하버드대 행정대학원을 거쳐 일본은행에도 근무한 적이 있는 금융경제통이다. 그를 관방장관으로 앉힘으로써 ‘경제에 약한 아베’라는 이미지까지 희석하는 데도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오키나와·북방·이노베이션·소자화담당상으로 임명된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45) 의원은 여성의원 중 아베 총리와 가장 가까운 인물로 꼽힌다.

야스쿠니신사 참배 옹호론자로 만주사변 이후 일련의 전쟁을 ‘자존자위(自尊自衛)전쟁’이라고 했다가 정치평론가인 다하라 소이치로(田原總一郞) 씨로부터 “천하고 무식하다”는 비판을 들었다.

야마모토 유지 금융·재도전상과 스가 요시히데 총무상은 총재 경선과정에서 아베 총리와 가까워진 ‘신(新)측근’ 그룹이다.

▽기타 요직에 중용된 측근=자민당에서는 나카가와 쇼이치(中川昭一·53) 정조회장과 이시하라 간사장 대리가 비슷한 또래이면서 아베 총리와 가까운 사이다.

나카가와 정조회장은 자민당 매파였던 고 나카가와 이치로(中川一郞) 의원이, 이시하라 간사장 대리는 망언을 일삼는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도쿄도 지사가 아버지다.

시모무라 부장관은 지난해 문부과학상 정무관(차관급 정무직)으로 재직하면서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이 편찬한 ‘왜곡 역사교과서’를 적극 후원했고 역사교과서 검정기준에서 한국과 중국 등 이웃 나라를 배려하도록 규정한 ‘근린제국조항’이 자학적이라고 망언하기도 했다.

아베 총리를 지근에서 보좌할 이노우에 요시유키(井上義行·43) 정무비서관은 2000년 7월 당시 관방부 부장관이던 아베 총리의 비서관으로 발탁돼 납치문제를 담당하면서 그림자로 자리매김했다.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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