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한미은행장 "강남 집값 잡으려다 되레 경제 삐끗"

  • 입력 2006년 9월 14일 16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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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가 부동산가격을 잡겠다며 세금정책 등 모든 정책을 동원했지만 집값이 내려간 것도 아닙니다. 강남을 잡으려다가 전체 경제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어요."

손성원 미국 로스앤젤레스 한미은행장이 쓴소리를 했다. 웰스파고 부행장을 지낸 손 행장은 지난해 월스트리트저널이 '미국 경제를 가장 정확하게 예측한 이코노미스트'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는 13일(현지시간) 뉴욕에서 한국특파원들과 만나 "모든 정책은 시장친화적인 수단을 써야 한다"며 "유동성 증가가 부동산 급등의 원인인 만큼 이자를 올리는 방법으로 해법을 찾아야 했다"고 강조했다.

손 행장은 이어 "얼마 전 한국을 다녀왔는데, 전반적으로 정부 경제정책에 대한 신뢰가 낮더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강남 아파트 버블논란과 관련해 "가격이 올랐다고 무조건 버블은 아니다. 한국 경제는 지난 10년간 많이 성장했으며 미국의 부동산 호조 역시 경제성장 하에서 나타난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손 행장은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올해는 5.0%, 내년도는 4.0~4.5%로 전망했다.

그는 "한국 경제가 성숙 단계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과거와 같은 고성장을 달성할 수는 없다"고 진단했다. 내년도 원-달러 환율은 달러 당 900원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에 '친구'들이 많은 그는 "국제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FRB는 인플레이션을 우려하고 있더라"며 "FRB가 금리인하로 돌아설 때까지 두 차례 정도 추가 금리인상을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뉴욕=공종식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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