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테러 5주년]“그대들은 잊지 못합니다”

  • 입력 2006년 9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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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일 오전 8시 46분 세계무역센터(WTC·쌍둥이빌딩)가 있던 미국 뉴욕 맨해튼 그라운드제로 현장. 이곳에서는 조지 W 부시 대통령 부부와 유족 등이 참석한 가운데 9·11테러 5주년 추모식이 열리고 있었다.

오전 8시 48분이 되자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이 연설을 중단했다. 종이 울리면서 참석자 모두가 1분간 묵념했다.

5년 전인 2001년 오전 8시 48분은 테러범에게 납치된 여객기가 쌍둥이빌딩에 처음 충돌한 순간. 추모식 참석자들은 이어 오전 9시 3분, 오전 9시 59분, 오전 10시 29분에도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두 번째 여객기가 빌딩에 충돌한 시간, 그리고 쌍둥이빌딩이 각각 붕괴된 시간이다.

3000명 안팎의 인명을 앗아가고 미국 사회와 중동 정세를 근본부터 뒤흔들어놓은 9·11테러 5주년 기념일이자 패트리엇 데이인 11일 뉴욕과 워싱턴 등 미국 전역에서는 크고 작은 다양한 추모행사가 펼쳐졌다.

그라운드제로 추모식에서는 배우자 등 유족들이 쌍둥이빌딩이 붕괴되면서 숨진 희생자 2749명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하면서 추모했다.

처음 연단에 나선 유족은 남편을 잃은 수전 슬리와크 씨. 그녀는 “당신과 함께한 생활은 9년이지만 당신을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라고 추모했다. 유족들은 차례로 그라운드제로에 마련된 ‘추모의 연못’에 헌화하면서 희생자들을 기렸다.

일부 부인은 남편 이름을 부르다가 목이 메여 제대로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헌화행렬이 이어지면서 ‘추모의 연못’은 꽃으로 뒤덮였다.

이날 부시 대통령은 NBC방송 인터뷰를 통해 “알 카에다 같은 세력은 희망을 잃은 사람들에게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살해하도록 부추기고 있다며 “결국 우리는 희망의 이데올로기로 증오의 이데올로기를 물리칠 것”이라고 다짐했다.

부시 대통령은 5주년을 하루 앞둔 10일 부인 로라 여사와 함께 그라운드제로를 먼저 방문해 헌화 묵념한 뒤 인근의 성 바오로 성당에서 당시 숨진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미사에 참석했다.

부시 대통령은 11일 그라운드제로 추모식이 끝난 뒤 펜실베이니아 주 생크스빌을 찾아 헌화했다. 생크스빌은 ‘유나이티드 항공사 93편’ 여객기 승객들이 납치범들과 격투를 벌이다 추락한 곳.

이어 부시 대통령은 9·11테러 당시 납치 여객기가 충돌해 184명이 숨진 워싱턴의 국방부청사를 찾아 추모식에 참석했다.

한편 알 카에다 2인자 아이만 알 자와히리는 테러 5주년을 맞아 성명을 발표하고 미국 등 서방국가에 대한 추가 공격을 예고했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 [화보]미국을 울린 9·11테러 5주년 추모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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