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꽃’으로 피어나리…‘스마트1호’ 3일 오후 2시 41분 최후

  • 입력 2006년 9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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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딥 임팩트’에 이어 또 한번 우주 불꽃놀이가 펼쳐진다. 시간은 3일 오전 5시 41분(세계표준시·한국 시간 오후 2시 41분), 무대는 바로 달이다.

유럽우주국(ESA)은 유럽의 달 탐사선인 ‘스마트(SMART)1’이 이날 달 남반구의 ‘엑설런스 호수’에 충돌한다고 1일 밝혔다. 충돌 지점은 지름 약 161km의 거대한 분화구 안에 있는 평탄한 지형이다.

2003년 발사된 스마트1은 달 궤도를 돌면서 수천 장의 고해상도 사진을 전송했고 광물 분포도도 작성했다. 특히 달의 북극 부근에서 1년 내내 낮이 지속되는 ‘영구 일광(日光) 봉우리’를 발견하는 성과를 올렸다. 태양열 발전기지 건설에 맞춤한 장소였다.

ESA는 스마트1의 연료가 바닥나자 달 표면에 충돌하는 마지막 임무를 부여했다. 충돌 장면 관측은 늘 운석들로부터 폭격을 받다시피 하는 달에 인공기지를 세우는 데 상당한 참고자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ESA는 충돌 때 생기는 엄청난 열로 7∼15등급의 섬광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아마추어 천문가도 충돌 장면을 관측할 수 있다는 것. ESA는 서반구 8곳의 대형 천문대에 공동 관측을 요청했다. 그러나 충돌 때 한국은 낮이어서 관측할 수 없다.

ESA는 스마트1이 달과 정면으로 부딪치지 않고 비행기가 착륙하듯이 충돌한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폭 1m의 충돌 자국이 길게 이어지면서 먼지구름도 크게 일어날 것이라고 ESA는 덧붙였다. 스마트1은 예상 시점보다 5시간 일찍 또는 늦게 충돌할 수도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빌 쿠크 박사는 “충돌 때 섬광의 밝기와 분화구의 크기 등은 그동안 확보한 운석 충돌 자료를 분석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진 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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