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좋아지니 아기도 낳네…日, 상반기 결혼-출산 늘어

  • 입력 2006년 8월 23일 03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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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산으로 고민하는 일본에서 올해 상반기(1∼6월) 신생아 수가 6년 만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대부분의 언론이 주요 기사로 보도하며 반기고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이 21일 발표한 인구동태통계 속보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생아는 모두 54만9255명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만1618명 늘었다. 신생아 수는 2∼6월에 걸쳐 5개월 연속으로 전년 동기 수치를 웃돌았다.

이는 ‘밀레니엄 베이비 붐’이 일었던 2000년 이래 6년 만의 일이다.

여성이 평생 낳는 아이 수의 추계인 합계출산율도 6년 만에 상승할지 모른다는 기대를 낳고 있다. 줄곧 하향 곡선만을 그려온 일본의 출산율은 2005년 1.25로 최저치를 기록했다.

후생성은 올해 출산이 늘어난 이유로 가임 연령대의 결혼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증가한 점을 꼽았다. 올해 상반기에 결혼한 사람은 36만7965쌍으로 전년 동기 대비 1만936쌍 늘었으며 이 또한 6년 만의 상승세라는 것.

경기 회복으로 고용 환경이 나아진 점과 임신 중절이 줄어든 점도 지적됐다. 후생성은 “취직이 되니 결혼하는 사람도 늘고 중절하지 않아도 생활이나 육아가 가능하다고 판단한 사람도 늘어난 것 아니겠느냐”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 같은 현상이 일본 정부가 그동안 적극적으로 추진해 온 저출산 대책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번 추세는 인구 규모가 큰 제2차 베이비붐 세대(1971∼1974년생) 여성들이 주도하는 것”이라며 “이 세대가 가임 연령대에서 벗어난 뒤에도 이 흐름이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도 “이 흐름을 정착시키려면 저출산 대책은 여전히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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