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술고래’ 문제…12세때 첫 음주 14세때 만취 경험

  • 입력 2006년 6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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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의 15세 남녀 가운데 지난해 만취한 경험이 두 번 이상 있는 사람은 70%였다. 16세의 경우는 89%로 더 높았다. 또 15세 남자의 50%, 여자의 37%는 매주 음주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학생이나 고등학생 또래의 음주 실태가 이 정도이다.

덴마크의 사례는 유럽의 심각한 음주 실태를 단적으로 보여 준다고 ‘인터내셔널 해럴드 트리뷴’이 25일 보도했다.

최근 유럽연합(EU)이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에서 음주 인구와 알코올 소비량이 가장 많은 곳이 EU이다. EU의 성인 평균 알코올 소비량은 연간 11L로 미국의 2.5배.

EU 회원국 내의 15, 16세를 상대로 취할 만큼 술을 마신 적이 있는지를 물었는데 90%가 그렇다고 했다. 술을 마시기 시작한 평균 연령도 EU의 경우 12세 6개월로 매우 빨랐고 처음 만취한 나이 역시 평균 14세로 매우 빨랐다.

유럽 전체 음주량은 1970년대 중반 이후 줄었지만 젊은 층의 음주량은 늘어났다. 또 이탈리아 프랑스 등 남유럽의 술 소비량은 줄었지만 중북부 유럽에서는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EU 집행위원회는 올해 하반기에 회원국의 음주 실태를 진지하게 논의할 예정이다.

음주에 따른 사회적 비용은 EU 전체로 따져 2003년에만 1250억 유로(약 150조 원)에 이를 정도이기 때문. EU의 15∼29세 남성 사망 원인 가운데 27%가 음주와 직간접적인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 전문가들은 광고 규제, 주세 인상, 음주 가능 연령대 상향 조정을 통해 술 소비량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독일 월드컵 때문에 유럽의 술 소비량이 더 늘고 술로 인한 사회적 비용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잉글랜드-파라과이전이 있었던 10일 영국에서는 올해 들어 구급차 출동 횟수가 가장 많았다. 평소 구급차를 요청하는 전화는 하루 평균 3500회인데 이날은 5000회에 이르렀다.

파리=금동근 특파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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