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재산의 85%달하는 374억 달러 기부…역대 최대 규모

  • 입력 2006년 6월 26일 16시 54분


동아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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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75·사진)이 자기 재산의 85%에 해당하는 374억 달러(약 37조원) 상당의 주식을 5개 자선재단에 기부하기로 결정했다고 25일 발표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 부자인 버핏 회장은 대부분의 재산을 주식 형태로 소유하고 있다. 버크셔 해서웨이 지분 31%를 갖고 있는 그의 재산 규모는 23일 주식시장 종가를 기준으로 약 440억 달러.

그가 내놓기로 한 374억 달러는 역대 기부액 가운데 최고액수다. 이에 따라 버핏 회장은 앤드류 카네기, 존 록펠러, 헨리 포드 등 미국의 역대 '자선왕' 반열에 들게 됐다고 미국 언론들은 평가했다.

버핏 회장은 이날 회사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 2004년 사망한 그의 아내 이름을 딴 '수잔 버핏 재단', 그리고 그의 자녀들이 운영하는 3개 재단 등 모두 5개 자선재단에 전 재산의 85%를 기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약정한 총 기부액을 한꺼번에 내놓지 않고, 매년 5%씩 기부하겠다고 덧붙였다.

빌 게이츠 회장 부부가 운영하고 있는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은 전체 기부 주식의 83%에 해당하는 310억 달러를 받게 돼 현재 291억 달러인 재단의 자산규모가 2배 가까이 늘어나게 됐다.

미국 언론들은 "다른 사람이 이미 설립해 주도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재단에 자신이 가진 재산의 대부분을 기부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버핏 회장은 경제 격주간지 포천 최근호(7월10일자)와의 인터뷰에서 "게이츠 재단이 가장 효율적으로 자선활동을 한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991년 이후 버핏 회장과 우정을 키워온 빌 게이츠 회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는 친구 워런 버핏의 결정에 놀랐다. 게이츠 재단에 기부액 가운데 많은 부분을 주도록 한 것에 대해 존경심을 표한다"고 말했다.

버핏 회장은 앞으로 게이츠 재단의 이사로 활동할 예정이다. 게이츠 재단은 그동안 저개발국가에 대한 의료지원, 에이즈와 결핵치료 지원, 미국 교육의 질 개선 등의 사업을 중점적으로 펼쳐 왔다.

평소 버핏 회장은 자신이 죽은 다음에 재산을 자선단체에 기부할 것이라고 밝혀왔기 때문에 이번 결정은 의외의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는 "내가 세상을 떠나면 아내가 남아서 재산의 사회 환원을 대신해줄 것으로 기대했는데 아내가 세상을 먼저 떠나 계획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뉴욕=공종식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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