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국과 감정싸움 최악” 후쿠다, 고이즈미 맹비난

  • 입력 2006년 5월 29일 03시 01분


코멘트
“야스쿠니(靖國)에 가는 게 뭐가 나쁘냐고 하면 상대방도 감정적이 된다. 정상끼리나, 국민끼리 서로 감정적이 되는 것은 최악이다.”

집권 자민당 총재 후보로 여론조사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관방장관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는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사진) 전 관방장관이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강력히 비판해 주목받고 있다.

일본 언론 매체들에 따르면 후쿠다 전 장관은 27일 나고야(名古屋) 시에서 열린 연립여당인 공명당 소속의 참의원 의원 모임 연설에서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 강행으로 한국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된 데 대해 “참으로 불행한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80여 분의 강연에서 그는 야스쿠니신사 참배 문제와 소비세 인상 문제 등 차기 총재선거의 두 가지 쟁점에 대해 ‘반(反)고이즈미’ 노선을 선명히 했다.

그는 “일본은 자원이 없는 나라”라며 “어떤 국가와도 친밀한 관계를 만들어 모든 비즈니스 기회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 외교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후쿠다 전 장관은 이날 재정 건전화 방안에 대해서도 소비세율을 5% 정도 올리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정부 보유자산 매각 등 세출 삭감을 우선시하는 아베 장관 지지파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아베 장관이 24일 차기 자민당 총재선거 출마 의사를 표명한 것에 대해 기자들에게 “생체반응 없음”이라고 답하는 등 무관심한 태도를 보였으며 이날 강연에서도 출마에 대해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마이니치신문은 이날 후쿠다 전 장관의 강연을 아베 장관의 출마 표명에 대한 ‘후쿠다식 반응’이라고 풀이하며 차기 총재선거 출마 의욕을 밝힌 것으로 해석했다.

아사히신문이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아베 장관의 지지율은 41%, 후쿠다 전 장관은 29%로 한 달 전 조사 결과 45%, 20%에 비해 격차가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