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출신' 백악관대변인 스노, 언론과 날세우며 업무시작

  • 입력 2006년 5월 12일 18시 09분


코멘트
폭스TV 뉴스 앵커에서 '백악관의 입'으로 변신한 토니 스노 백악관 대변인이 '부적절한 언론기사'를 반박하는 것으로 업무를 시작했다. 그는 8일 업무 인수인계 절차를 밟았지만 아직 공식브리핑 마이크를 잡지는 않았다.

이런 스노 대변인이 10일 CBS와 뉴욕타임스에 e메일을 보냈다. 두 매체는 미국 주류 TV와 신문 가운데 가장 진보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CBS에 보낸 메일에서 "귀사는 의료보장 처방전 약품의 취급범위가 노인 800만 명에게만 해당된다고 보도했지만 실제 대상자는 3700만 명에 이른다"고 반박했다. 뉴욕타임스에는 "미국은 현재 경제 성장을 이어가고 있지만, 귀사는 계속 무시하고 있다"고 따졌다.

USA 투데이도 스노 대변인으로부터 "의료보험의 구체적 내용을 왜곡하고 있다"는 항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스노 대변인의 공격적인 태도는 백악관 출입기자들의 예상을 크게 벗어나는 것이다. '언론인 스노'가 그동안 "비교적 균형이 잡혔다"는 평가를 받았던 터라 그의 취임으로 전임 스콧 매클렐런 대변인 시절에 형성된 긴장관계가 풀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백악관 공보실은 지금까지도 '사실관계 확인(fact check)'이라는 보도 자료를 e메일을 통해 매일 배포해 왔다. 그러나 그야말로 사실관계에 국한됐을 뿐 경제성장에 관한 기사가 부족하다는 식의 편집권 침해라는 오해를 받을 만한 일은 거의 없었다.

이런 변화는 30%대 초반으로 떨어진 부시 행정부의 지지율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여론형성층에 대한 영향력에서 압도적인 주류 언론의 비판적 논조가 국민들에게 알게 모르게 전파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워싱턴=김승련특파원 sr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