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황사, 中대기오염물질과 화학반응해 한반도에 낙진

  • 입력 2006년 5월 8일 03시 01분


코멘트
황사 없으니 이렇게 깨끗한 서울7일 시정(視程)이 28km에 이른 서울의 맑은 하늘. 6일 호우로 깨끗이 씻긴 하늘이 제 모습을 드러내자 많은 시민들이 산으로 공원으로 봄나들이에 나섰다. 이날 서울의 낮 기온이 26도를 기록하는 등 강원 영동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곤 전국의 낮 기온이 20도를 넘었다. 화창한 봄 날씨는 화요일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서울 성북구 돈암동에서 촬영. 서영수  기자
황사 없으니 이렇게 깨끗한 서울
7일 시정(視程)이 28km에 이른 서울의 맑은 하늘. 6일 호우로 깨끗이 씻긴 하늘이 제 모습을 드러내자 많은 시민들이 산으로 공원으로 봄나들이에 나섰다. 이날 서울의 낮 기온이 26도를 기록하는 등 강원 영동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곤 전국의 낮 기온이 20도를 넘었다. 화창한 봄 날씨는 화요일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서울 성북구 돈암동에서 촬영. 서영수 기자
▶ 여름속으로…전국 초여름 날씨 (사진 관련기사 보기)

국내에서 황사 관련 예보가 발령되기 훨씬 전부터 인체에 해로운 1μm(마이크로미터·1μm는 100만분의 1m) 이하의 극미세먼지가 급증하기 시작해 예보 발령 시점에는 이미 최고조의 농도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예보가 발령되기 전 시민들이 상당량의 유해물질을 흡입한다는 사실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또 중국에서 발생한 황사가 중국 내 대도시 상공의 대기오염물질을 흡수해 한반도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화학반응을 일으킨 뒤 낙진처럼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과학기술부 산하 한국과학재단의 의뢰를 받은 인하대 황사연구팀(팀장 노철언·盧鐵彦 화학과 교수)은 최근 ‘황사입자의 장거리 이동반응 기전 규명’이라는 중간보고서에서 이 같은 연구결과들을 내놓았다.

올해 들어 가장 강한 황사로 기록된 이른바 ‘황사 대공습’이 몰아닥친 4월 8일.

당시 기상청은 이날 오전 1시 반 황사주의보를 발령했다. 그러나 인하대 연구팀에 따르면 평상시 m³당 500만 개인 극미세먼지 입자가 황사주의보 발표 전날인 7일 낮 12시경 이미 800만 개로 늘어난 상태였다.

극미세먼지는 이후 더욱 급증해 황사주의보 발령 1시간 반 후 최대치(2100만 개)를 기록했다가 감소하기 시작했다.

질소산화물(NOx)과 황산화물(SOx) 등 오염물질이 섞인 극미세먼지는 마스크를 써도 걸러지지 않고 폐에 흡수되는 0.5∼1.0μm 크기의 작은 먼지를 말한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황사주의보가 발령되자 마스크를 쓰거나 외출을 자제했지만 그때는 이미 10시간 넘게 아무 대책 없이 미세먼지를 들이마신 후였다. 이 같은 현상은 2002년과 지난해 발생한 황사 연구결과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났다.

가톨릭대 의대 임영(林瑛·예방의학교실) 교수는 “황사가 무서운 이유는 일반 마스크로 걸러내지 못하는 극미세먼지 때문”이라며 “극미세먼지가 호흡기로 들어가면 혈류를 타고 심장으로 이동해 심근경색을 일으킬 위험성이 높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또 중국에서 발생한 황사가 베이징(北京)과 다롄(大連) 등 대도시나 공업도시를 지날 때 황사 성분의 하나인 탄산칼슘(CaCO₃)이 대기오염물질인 질소산화물 또는 황산화물과 결합한 뒤 화학반응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화학반응으로 질산칼슘[Ca(NO₃)₂]이나 황산칼슘(CaSO₄) 같은 유해물질로 변한 뒤 마치 핵폭탄 투하 후 발생하는 낙진처럼 한반도에 뿌려진다는 것.

이에 따라 연구팀은 황사 피해를 줄이기 위해 극미세먼지 측정 기준을 대폭 강화하고 예보 발령 시점을 크게 앞당기는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천=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