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정부 2기 외교정책 파워 누가 더 셀까

  • 입력 2006년 4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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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외교정책 현안에 대해 누구 말을 가장 귀담아들을까.

미국의 월간 애틀랜틱은 상하원 의원들에게 ‘부시 대통령의 측근 그룹 중에서 외교정책 현안에 대해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은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111명에게 설문을 돌려 이 중 85명이 응답한 결과(5월호 게재)를 보면 공화당과 민주당의 인식이 크게 달랐다.

민주당 의원들은 딕 체니 부통령과 칼 로브 백악관 비서실 부실장을 꼽았다. 먼저 꼽은 순서대로 각각 4, 3, 2, 1점을 매겨 점수를 매긴 결과 두 사람은 각각 101점을 얻어 공동 1위였다. 다만 첫 번째로 꼽은 의원들의 수만 보면 체니 부통령이 더 많았다. 이어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 99점,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이 49점을 얻었다.

민주당 의원들은 답변 뒤에 “체니 부통령은 지금 넘버원이지만 계속 오발사고를 낸다면 넘버 투로 떨어질 것이다”, “라이스 장관이 가진 자산은 부시 대통령과의 진실한 유대관계와 네오콘(신보수주의)식 세계관의 해체에 있다”, “한때 럼즈펠드 장관이 가장 셌지만 그건 옛날 일이다”는 코멘트를 덧붙였다.

반면 공화당 의원들의 응답에선 라이스 장관이 압도적인 1위로 올랐다.

공화당 의원 26명이 라이스 장관을 첫 번째로 꼽았고 총점 123점을 얻었다. 그 뒤로 체니 부통령(80점), 럼즈펠드 장관(46점), 로브 부실장(39점) 순이었다.

공화당 의원들은 “라이스 장관은 부시 행정부 2기의 유일한 스타이며 이후에도 공직을 가질 가능성이 있는 유일한 사람이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일부 의원은 “누구도 아니다. 그저 이리저리 난잡하기만 하다”고 힐난하기도 했다.

조사결과를 전반적으로 살펴보면 부시 행정부 2기 들어 라이스 장관의 부상과 럼즈펠드 장관의 추락이 눈에 띈다. 부시 행정부 1기 때만 해도 럼즈펠드 장관의 영향력은 콜린 파월 당시 국무장관의 영향력을 압도했다.

이와 함께 체니 부통령은 여전히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음이 엿보인다. 로브 부실장은 역시 정치적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외교정책을 국내정치에 이용할 인물로 민주당 측의 집중 경계대상인 셈이다.

이철희 기자 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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