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골프는 돈 많은 공화당 정치인들의 전유물이나 마찬가지였다. 민주당 출신인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골프 취미를 숨기려 했다. 공화당 출신의 전임자이면서 골프광인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과 비교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1970년대 퍼블릭 골프장이 많이 생기면서 대통령들은 거리낌 없이 골프에 빠져들었다. 그중 빌 클린턴 대통령은 ‘멀리건(실수로 인정하고 다시 치는 것)’으로 악명이 높았다. 그래서 ‘빌리건’이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도 ‘골프 사령관(golfer-in chief)’이라 불릴 정도의 골프 애호가. 개전 이후 상황을 심각하게 따져보지 않고 이라크전쟁에 돌입한 것처럼 결과를 고려하지 않는 과감한 플레이로 유명하다.
잡지 ‘골프 다이제스트’가 소개한 ‘골프 정치인’ 85명 중 대부분은 공화당 출신이다. 마크 우달(민주당) 의원은 “돈이 많을수록 (경기 때 사용하는) 공은 그만큼 작아진다”고 명쾌하게 분석했다.
그는 “골프는 인내와 겸손을 가르치지만 요즘 워싱턴에서는 이 덕목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이 진 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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