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가는 성매매]“인생 파멸…” “나라 망신…”

  • 입력 2006년 3월 20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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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비 계약’에 月수입 20만원▼

국가정보원은 19일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 여성의 해외 원정 성매매 실태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호주 이민부는 2002년 7월부터 2005년 6월까지 3년간 한국 출신 윤락 여성 239명을 적발했다.

또 지난해 6월 미국 연방검찰 등 합동수사반은 로스앤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 지역의 한국 성매매 알선 조직 47명과 한국 윤락 여성 150여 명을 적발했다.

국정원에 따르면 H 씨의 경우 “1년에 7000만 원을 벌 수 있다”는 성매매 브로커의 말에 속아 호주로 갔으나 하루에 4, 5명과 동침해도 한 달에 버는 돈은 20만 원에 불과했다.

브로커들은 성매매 희망 여성에게 1000만 원 이상의 돈을 먼저 지급한 뒤 연 60%의 이자를 뜯곤 한다는 것이다.

또 캐나다에서 성매매를 하다 적발된 L 씨가 공개한 업주와의 계약서(속칭 ‘노비문서’)에 따르면 무단결근할 경우 400만 원의 벌금을 내야 하고 이유 없이 반항하거나 지각할 경우 각각 50만 원과 5만 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

국정원은 “성매매특별법이 시행된 이후 한국 여성들이 해외에서 성매매를 하다 적발되는 사례가 급격히 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5월 대만 뉴스전문 TV채널 TVBS는 ‘성매매 시장에 불고 있는 한류’라는 제목의 특집 방송을 하기도 했다.

국정원 측은 “해외 성매매는 고소득과 자유로운 해외생활이 아니라 파멸로의 여행”이라며 “국가적으로도 한류 확산 및 미국과의 비자 면제 협정 추진 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성매매 수출국’이라는 치유할 수 없는 상처를 남기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인터넷 매춘알선카페 40여개 성업▼

한나라당 박재완(朴宰完) 의원은 19일 서울 강서구 염창동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내 유명 포털사이트 D사와 N사에 미국과 일본, 호주 등의 유흥 및 윤락업소 취업을 알선하는 카페가 각각 32개와 11개가 성업 중인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박 의원 측에 따르면 카페 이름은 ‘미국 캐나다 화류(룸) 클럽’, ‘일본 화류계 클럽’, ‘나가요 호주’, ‘일본 화류계 호스티스 구인’ 등이며 가입 회원 수는 모두 7756명이다.

이 카페들은 ‘미국에서 성매매를 해 벌어들이는 돈이 1차례에 200달러, 1박에 1000달러’이며 ‘로스앤젤레스 등지에서 한인 등을 상대한다’는 식으로 구체적인 성매매 수입과 대상을 소개하고 있다.

또 ‘현지 유학생들도 아르바이트로 성매매를 한다’며 회원들을 부추기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박 의원은 “이런 성매매 알선행위는 교포들의 사기 저하 및 국가 이미지 타격으로 연결된다”며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현행법상 성매매를 소개, 알선한 자는 징역 3년 이하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지만 인터넷 카페를 통한 성매매 알선 행위는 제대로 적발되지 않고 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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