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소탄광 징용 생존자 첫 확인

  • 입력 2006년 3월 17일 03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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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외상 가문이 운영하던 아소탄광에 끌려간 강제동원 피해자 가운데 생존자가 있는 것으로 처음 확인됐다.

‘일제 강점하 강제동원진상규명위원회’는 16일 “강제동원 피해 신고자 20여만 명 가운데 아소탄광에 끌려간 피해자는 모두 8명”이라며 “이들 가운데 강성향(姜聖香·84·경북 영주시) 씨가 유일한 생존자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강 씨의 생존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한국 시민단체가 일본 정부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이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일본 법원은 강제동원 피해자 증언을 중요한 증거 자료로 채택하고 있다.

1926년 어머니를 따라 일본 오사카(大阪)로 이주한 강 씨는 1943년 3월 광산노동대로 차출돼 5개월간 후쿠오카(福岡) 아소광업주식회사의 아카사카탄광에서 일했다. 아소광업의 7개 탄광은 아소탄광으로 통칭된다.

강 씨는 “일본 경찰에서 나온 영장을 받고 소집돼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끌려갔다”며 “광산노동대로 소집된 재일(在日) 한국인은 5개월 만에 탄광을 빠져나왔지만 대다수 한국인 강제동원자는 전쟁이 끝날 때까지 탄광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고 말했다.

태평양전쟁희생자유족회 양순임(梁順任) 회장은 “4월 아소탄광과 일본 정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계획으로 자료를 수집하고 있었는데 강 씨가 생존해 있어 큰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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