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총리 “노동법 강행” 학생들 “끝까지 투쟁”

  • 입력 2006년 3월 14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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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 최근 큰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새 노동법을 놓고 도미니크 드빌팽 총리와 법안에 반대하는 학생 및 노동자 세력이 한 치의 양보도 없이 대치하고 있다.

경찰이 지난 주말 파리4(소르본)대학에서 농성하던 학생들을 최루탄과 곤봉으로 강제 진압함으로써 양측 사이의 갈등은 최고조에 이르렀다. 학생 단체와 노동조합은 이번 주에도 3차례 대규모 시위를 벌이겠다고 예고했다.

그러나 드빌팽 총리는 12일 저녁 TV 뉴스에 출연해 새 노동법 실시를 강행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드빌팽 총리는 “쉽게 해고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되면 고용주들은 새 일자리를 더욱 많이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마디로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임으로써 일자리 창출을 유도하는 ‘앵글로색슨’식 노동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것.

프랑스의 청년 실업률은 23% 정도로 추산된다. 지난해 소요 사태가 벌어졌던 대도시 교외 지역에선 실업률이 5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도 고용주들이 대학을 갓 졸업한 사회 초년병들에게 충분히 돌아갈 정도로 일자리를 늘리지 않는 것은 한번 고용하면 해고가 어려운 현행 법 체계 때문이라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그러나 학생들과 노조는 새 법이 실시되면 안정적인 일자리가 보장되지 않는다는 점을 집중 공격하고 있다. 최근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65%가 새 법안에 반대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여권 내부에서도 정부의 강경 대응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야당인 사회당은 공개적으로 법안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파리=금동근 특파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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