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가톨릭단체 "'동성애자 입양' 법률 따르느니 업무 포기"

  • 입력 2006년 3월 12일 16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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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매사추세츠 주 보스턴의 가톨릭 자선단체가 10일 입양 업무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동성애자가 아이를 입양할 수 있도록 한 주 법률에 따르느니 입양 관련 업무를 포기하겠다는 것.

보스턴 글로브에 따르면 션 오말리 보스턴 교구 대주교와 가톨릭 자선단체 '가톨릭 채러티스'는 "동성애자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는 주 법에 따라 동성애자 가정에 아이를 두는 것은 '부도덕'하다"며 "교회의 가르침에 반하는 일을 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가톨릭 채러티스 관계자는 6월 30일부터 입양 업무를 전격 중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1903년부터 입양을 주선해 온 가톨릭 채러티스는 특히 나이 든 아이나 심각한 신체 및 정서 장애가 있는 아이들에게 새로운 가정을 찾아주는 일에 주력해왔다.

이 단체가 입양 업무에서 손을 떼기로 함에 따라 다른 관련 단체들이 그 '공백'을 메워야 하게 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가톨릭 채러티스의 발표 직후 미트 롬니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반 차별법에서 입양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교 기관을 제외하는 법령을 제출하겠다"는 내용의 성명을 냈지만 의원들은 주지사의 새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보스톤 가톨릭 채러티스의 회장은 "이번 결정이 동성애자의 입양 문제를 둘러싼 논란을 일단락 짓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보스톤 글로브가 지금까지 13명의 아이가 가톨릭 채러티스에 의해 동성애자 가정에 입양됐다고 보도하면서 이를 둘러싼 논쟁이 벌어졌다.

미국에서는 매사추세츠 주를 비롯해 오리건, 캘리포니아, 뉴멕시코, 버몬트, 코네티컷 주에서 동성 커플의 '결합(Civil union)'이나 동성 간 결혼을 허용하고 있다.

조이영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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