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슈 (타미플루 제조 다국적 제약사) 한국공장 철수

  • 입력 2006년 3월 7일 03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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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 인플루엔자(AI) 치료제 ‘타미플루’로 유명한 스위스 제약회사 로슈가 한국에서 공장을 철수한다. 공장 철수 시기는 내년 상반기가 될 전망이다.

한국로슈의 한 고위 관계자는 6일 밤 본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경기 안성시에 있는 제조 공장에 대한 매각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생산 공장만 매각하는 것이고 기존의 물류나 품질관리 부서들은 그대로 남길 것”이라며 공장 철수의 구체적 이유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로슈의 이번 방침은 스위스 본사의 글로벌 생산시설 구조조정 방침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한국에서의 공장 철수에 따라 한국에서 생산하던 물량을 다른 지역으로 옮겨 생산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로슈는 2002년 말 95일간의 장기 파업 등 노사 갈등을 겪은 바 있다.

한국로슈의 안성 공장은 1985년 설립됐으며 진통제 ‘사리돈’과 비만치료제 ‘제니칼’ 등 20여 가지의 의약품을 생산해 왔다. 이 공장의 직원은 65명으로 2004년에는 524억 원 규모의 의약품을 제조했다.

로슈는 지난해 11월 국내 제약회사와 타미플루를 공동 생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현재까지 업체 선정 등 아무런 입장 표명이 없는 상태다.

한편 이 회사를 포함해 최근 다국적 제약사의 한국 공장 철수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한국릴리와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이 국내 생산 공장을 매각했으며 백신업체 한국 와이어스도 공장 문을 닫았다.

이들 다국적 제약사의 공장 철수는 한국이 노사 갈등과 기업 규제 등으로 인해 기업 입지로서의 경쟁력을 상실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제약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에 진출했던 다국적 제약업체들이 최근 생산 공장을 철수하는 추세”라며 “제품 생산이 자동화되고 무역이 발달하면서 굳이 노사 관계가 껄끄러운 한국에까지 공장을 두는 것이 의미가 없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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