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취업시장은 ‘봄’…경기회복 바람타고 “채용 대폭 확대”

  • 입력 2006년 3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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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경기회복 양상이 뚜렷해지면서 일본 대기업들이 신입사원 채용 규모를 크게 늘리고 있다.

특히 제조업체들이 베이비 붐 세대인 ‘단카이(團塊·덩어리라는 뜻) 세대’(1947∼49년생)의 정년퇴직에 대비해 핵심기술 전수를 위해 기술직 채용을 늘릴 계획인 데다 금융회사들도 자산 운용력과 금융상품 개발력 강화를 위해 이공계에 눈독을 들이고 있어 ‘이공계 쟁탈전’의 양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4일 “전자, 자동차, 철강 등 주요 업종 제조업체의 57%가 내년 이공계 채용을 올해보다 크게 늘리기로 했다”며 2년 전까지만 해도 ‘빙하기’였던 취업전선이 지난해 ‘해빙기’를 거쳐 드디어 ‘봄’을 맞았다고 보도했다.

소니는 내년 대졸 신규 채용 인원을 올해의 1.7배인 400명으로 늘리되 330명을 기술직으로 채울 계획이다. 소니는 경쟁업체와의 기술인력 쟁탈전이 치열할 것으로 보고 매년 9월 실시하던 채용 일정을 올해는 7월 중에 끝내고 시험장소도 늘리기로 했다.

도시바는 원자력, 의료기기 등 그룹 차원에서 추진 중인 인수합병과 투자 확대를 인력 면에서 뒷받침하기 위해 경력 및 신입 사원 채용 규모를 올해(730명)의 두 배가 넘는 157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도요타자동차도 연료전지차를 비롯한 차세대자동차 개발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계와 전기 전공자의 채용을 늘리기로 했고 JFE, 고베제강 등 철강 4사도 1999년 이후 가장 많은 500여 명을 뽑는다.

금융업계에선 미즈호파이낸셜그룹이 금융파생상품 개발을 강화하기 위해 이공계 채용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은행의 인사담당자들은 “이공계 출신에게 기관투자용 투자상품 운용 등을 맡긴 결과 수리(數理) 계산에 밝아 큰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인재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자 미쓰비시중공업처럼 대학생 상대의 회사 설명회에서 1960년대에 인기를 끈 어린이 프로의 주인공을 홍보 비디오의 모델로 삼는 기업도 등장했다.

일본 대기업들이 인력 채용에 적극적으로 나선 가장 큰 이유는 경영 실적이 1980년대 후반의 거품경제 당시와 비슷한 수준만큼 좋아졌기 때문. 도쿄증권거래소 1부 상장기업의 2005회계연도 결산에서는 매출과 세후순이익 모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도쿄=박원재 특파원 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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