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요정정치’ 문닫나? 고이즈미 등 단골 요정 ‘긴류’ 폐업

  • 입력 2006년 2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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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중견 정치인 시절 자주 드나들며 정국을 논했던 도쿄(東京) 도심 아카사카(赤坂)의 유명 요정인 ‘긴류(金龍)’가 이달 말 문을 닫는다고 마이니치신문이 25일 보도했다.

이 요정은 옛 나카소네(中曾根)파가 자주 이용했으나 1990년대 후반 자민당의 실력자로 떠오른 고이즈미 총리와 야마사키 다쿠(山崎拓) 전 자민당 부총재, 가토 고이치(加藤紘一) 전 자민당 간사장 등 3명의 회합 장소로 사용되면서 유명해졌다.

세 사람의 영문명 머리글자를 딴 이른바 ‘YKK’가 한 달에 한 번꼴로 정국 대응 방안을 논의했고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는 것. 이들의 동향이 정치적 관심사였기에 요정 주변은 밤늦게까지 취재기자들로 북적댔다.

일본 언론매체들은 고이즈미 총리 집권 후 정치적 맹우로 불렸던 세 사람의 관계가 멀어진 점을 들어 긴류의 폐점이 현재의 정국 상황과 닮았다고 전했다.

야마사키 전 부총재는 “서민적이고 가족적인 분위기의 가게였다”며 “문 닫기 전에 가토 전 간사장과 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가토 전 간사장도 “지금은 정치인들이 레스토랑이나 고기집에서 만나는 시대”라며 “요정이 정치의 무대가 됐던 마지막 가게인 것 같다”고 회고했다.

한때 100곳에 이르던 아카사카 일대의 고급 요정은 해마다 줄어들어 지금은 한 자릿수에 불과하다.

▼어린 자녀 있으면 오후3시 퇴근

“출산율 높여라” 日기업 파격적 지원▼

출산율 저하로 인구 감소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일본 대기업들이 잇달아 파격적인 육아 지원 대책을 내놓고 있다.

일본 정부가 ‘차세대 육성지원 대책 추진법’을 만들어 기업과 지방자치단체에 육아지원책 시행을 독려하고 있어 이런 움직임이 전 산업계로 확산될 전망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6일 보도했다.

도쿄해상화재보험은 4월부터 초등학교 3학년생까지의 자녀를 둔 직원의 근무 시간을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하루 5시간으로 단축할 수 있도록 했다. 취학 전 자녀를 둔 직원의 경우 30분 일찍 퇴근하게 해 온 기존 제도를 확대한 것이다.

회사 측은 “근무 시간이 짧아지면 급여는 줄어들지만 어린 자녀의 생활을 충실히 돌보게 하자는 취지에서 도입한 것”이라며 “다른 직원의 업무 부담이 늘어나지 않도록 해당 부서 인원은 보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음료회사인 산토리와 신일본석유, 미쓰비시중공업 등도 초등학교 3학년까지의 자녀를 둔 직원에게 근무 시간 단축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스미토모상사는 배우자가 무직이라도 육아휴가를 2년까지 허용하기로 했다.

닛산자동차는 임신이 확인되면 즉각 출산휴가를 쓸 수 있는 제도를 4월부터 도입하기로 했다. 전자업체인 NEC는 육아 목적의 이사 비용을 50만 엔까지 회사 측이 부담하기로 했고 도쿄전력은 자녀가 다치거나 병에 걸리면 연간 5일의 간호휴가를 줄 계획이다.

또 일본 최대 통신회사인 NTT는 자녀 수에 제한을 두지 않고 부양 수당을 지급하기로 했다.

일본 정부는 2004년 0.4%에 불과했던 남성 근로자의 육아휴직 비율을 10%로 높이고 여성의 육아휴직 비율도 70%대에서 8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도쿄=박원재 특파원 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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