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조선족자치주 주민 수백여명 연탄가스에 집단중독

  • 입력 2006년 2월 17일 15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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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지린성 옌볜 조선족자치구 옌볜대학교병원에서 연탄가스 중독 여성 환자 한명을 한 간호사가 돌보고있다. 연합
중국 지린성 옌볜 조선족자치구 옌볜대학교병원에서 연탄가스 중독 여성 환자 한명을 한 간호사가 돌보고있다. 연합
중국 지린(吉林) 성 옌볜(延邊) 조선족자치주에서 수백여 명의 주민이 연탄(석탄)가스에 집단 중독되는 대형사고가 발생했다.

13일부터 4일간 옌볜 자치주에서 291명의 주민이 잇달아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15명이 숨지고 32명이 입원 치료 중이라고 17일 중국 언론이 일제히 보도했다. 32명 가운데 8명은 생명이 위독한 상태다.

사고가 발생한 지역은 옌지(延吉), 룽징(龍井), 투먼(圖們), 왕칭(汪淸), 안투(安圖), 화룽(和龍) 등으로 중국에서 조선족이 가장 많이 사는 지역이다.

집단 중독사고는 13일 저녁 무렵부터 시작해 16일 밤까지 계속됐으나 17일 아침부터 날씨가 맑아지면서 일단 멈춘 상태다.

13일 밤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쓰러졌다 치료를 받고 귀가한 뤼(鹿)모 씨는 "며느리가 방안에서 갑자기 가슴이 답답하다고 해 며느리를 부축하고 나오다 10분이 안돼 나도 쓰러졌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 관계자는 "연탄가스 중독 사고는 매년 발생했지만 이처럼 대형사고는 처음"이라고 밝혔다.

연변 주 정부와 기상국은 "13일 밤부터 기압이 낮은 상태에서 기온이 갑자기 올라가 230m에 이르는 두터운 기온역전층이 생겼다. 이 때문에 난방가스인 일산화탄소가 하늘로 올라가 분산되지 못하고 땅바닥에 깔리면서 집단중독 사태가 벌어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주 기상국에 따르면 특히 바람이 거의 불지 않아 실내의 일산화탄소가 밖으로 나가지 못했다는 것.

이에 따라 석탄으로 난방을 하는 서민용 단층집과 온돌집이 가장 많은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옌볜 주 관계자는 "17일부터 기온이 6~12도가량 떨어지고 기압도 1027¤로 높아져 더 이상 집단중독 희생자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종대기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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