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추사 글씨 등 관련 자료 2700여점 한국에 기증

  • 입력 2006년 2월 2일 12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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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말기 서화가 추사 김정희(秋史 金正喜·1786~1856)의 친필 20여 점을 포함한 추사 관련자료 2700여 점이 일본에서 한국으로 기증됐다.

이 자료는 일제 식민지 시대에 추사 연구를 개척한 일본학자 후지즈카 치카시(藤塚隣·1879~1948)가 평생 수집한 자료로서 그의 아들인 후지즈카 아키나오(藤塚明直·94) 씨가 경기 과천시에 최근 기증한 것이다.

과천시는 2일 오전 시청 청사에서 관계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갖고 이 기증품의 내용과 가치 등을 설명했다.

전문가들의 정밀 분석이 진행 중인 기증품 중에는 특히 추사 친필 자료와 함께 추사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되는 간찰(편지)이나 서책류가 포함돼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추사 친필 자료로는 제주도와 북청 유배 생활을 끝내고 만년에 과천에 정착한 추사가 제자인 우선 이상적(藕船 李尙迪·1804~1865)에게 보낸 간찰 '우선에게(寄藕船)'를 비롯해, 40대 초반인 1827~828년에 두 동생에게 보낸 간찰첩(13통)이 포함돼 있다.

이 중 제자 이상적에게 보낸 간찰은 두 사람 사이에 오간 편지 실물이 매우 드물다는 점에서 중요한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두 동생에게 보낸 간찰첩은 40대 초반 추사의 가족사를 연구하는 데도 요긴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간찰첩은 이른바 추사체가 확립되기 전 추사 글씨의 일면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서예사적인 연구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기증품에는 이 외에도 추사와 청대 학자들 사이에 가교 역할을 한 제자 이상적, 추사의 아우로서 청대 학계와 교류가 깊었던 동생 산천 김명희(山泉 金命喜), 그리고 추사가 스승으로 모신 초정 박제가(楚亭 朴齊家)와 영재 유득공(¤齋 柳得恭) 등이 청대 학자들에게서 받은 글과 그림 등 서화류가 60~70점이 확인됐다.

또 청대 중국의 학술 연구, 특히 경학에 관한 주요 자료로 평가되는 '황청경해'(전 680책)를 필두로 하는 고서적 2500여 책이 기증품에 포함됐다.

이러한 자료들은 추사를 비롯한 조선후기 지식인 사회가 어떻게 청대 중국의 학술·문화계와 교류했는지를 밝히는데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기증품은 후지즈카 치카시가 중국 베이징의 유리창(고미술거리)과 한국의 인사동 등지를 돌며 구입했던 것으로 그 중 추사의 대표작 세한도(歲寒圖)는 일본이 패망하기 직전에 서예가이자 추사 연구가인 소전 손재형(素筌 孫在馨)이 후지즈카를 설득해 직접 찾아온 것이다.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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