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美-EU에 무조건 대화 제의

  • 입력 2006년 1월 31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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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이후 팔레스타인 내 하마스와 파타당 간 갈등이 커지는 가운데 하마스가 미국과 유럽연합(EU)에 대화를 전격 제의했다.

하마스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야 씨는 30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평화협상을 중재해 온 미국, EU, 유엔, 러시아에 조건 없는 대화를 제의했다.

하니야 씨는 또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대한 EU의 원조 중단 움직임과 관련해 팔레스타인 지역이 긴장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재정적 지원을 계속해 줄 것을 촉구했다.

대화 제의는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인정하지 않고 폭력 투쟁을 포기하지 않으면 EU의 원조자금을 받을 수 없을 것”이라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경고가 나온 지 하루 만에 나온 것이다. 하마스가 실용적 입장으로 돌아설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어서 주목된다.

라말라에 소재한 ‘근동 컨설팅협회’가 팔레스타인 주민 120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73%는 하마스가 이스라엘 파괴 강령을 수정해야 한다고 답했다.

한편 하마스의 총선 승리에 반발한 파타당 지지자들과 일부 팔레스타인 경찰관이 30일 가자지구의 의회 건물을 점거한 뒤 하늘을 향해 발포했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마무드 아바스 자치정부 수반이 이끄는 파타당에 충성하는 많은 경찰관은 팔레스타인 치안권이 하마스로 넘어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호갑 기자 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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