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내달초 발표할 ‘QDR 2005’…‘테러와 장기戰’ 명시

《미국이 내달 초 발표할 2005년 4개년 국방전략 검토보고서(QDR 2005)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QDR는 미 국방부가 4년마다 의회에 제출하는 총체적 국방정책 분석보고서로 당초 지난해 말 나왔어야 하는 것인데 다소 늦어졌다.》

●국방전략의 변화

미 군사전문지 디펜스뉴스는 23일 국방부가 ‘QDR 2005’에 테러와의 전쟁을 ‘기나긴 전쟁(the Long War)’으로 규정하고 이를 위한 획기적 개념과 전략을 담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디펜스뉴스는 핵심적인 변화로 △특수작전부대 15% 증강 △특수작전용 무인항공기(UAV) 비행대대 신설 △해군 특수부대(SEAL)와 강안(江岸)상륙 전투능력 증강 △심리전 및 대민작전 부대 33%(3700명) 증강을 꼽았다.

육군은 정규전은 물론 대게릴라 안정화작전 등 비정규전에도 능숙한 ‘미래 전사’의 양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 대테러, 대게릴라 작전과 전후 안정화, 재건활동 지원 능력도 갖추도록 했다. 아울러 외국어 및 외국문화 교육도 강화키로 했다. 이라크 주둔이 장기화되면서 이른바 취약국가의 정권교체(regime change)에 그치지 않고 군이 ‘국가건설(nation-building)’을 지원하는 능력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전략적으론 그간의 ‘대응 작전’에서 벗어나 ‘신속한 예방적 조치’로 무게중심을 옮기기로 했다. 국가안보전략에 따라 ‘선제공격론’을 군사적으로 구체화해 나가겠다는 의지표시로 해석된다.

공군은 ‘좀 더 크고, 좀 더 유연한 탑재 능력’을 갖춘다는 목표. 이를 위해 장거리 폭격능력을 50% 강화하고, 장거리 침투 능력도 5배쯤 늘리기로 했다. 또 해군은 태평양 지역에 해군력을 증강 배치키로 했다. 상대적으로 대서양 전력은 줄이면서 아시아에 대한 경계를 강화한다는 의미다.

●쟁점 사안들은?

2001년 10월 발표된 ‘QDR 2001’의 핵심인 이른바 ‘1-4-2-1 방위전략’은 그대로 유지될 전망이라고 디펜스뉴스는 전했다. ‘1-4-2-1 전략’은 △미 본토를 방위하며(1) △유럽, 동북아시아, 동아시아연안, 중동·서남아시아 4곳에서 전쟁을 억지하고(4) △이 중 2곳에서 동시에 전쟁을 치르며(2) △1곳에서 결정적 승리를 거두는(1) 능력을 보유토록 하고 있다.

그동안 일각에선 ‘중국 위협론’을 바탕으로 중국과의 전쟁 상황까지 상정한 새로운 전략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그러나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킬 게 분명해 이런 내용이 ‘QDR 2005’에 담길지는 미지수다.

‘QDR 2005’가 당장 한국에 미칠 영향은 아직 가늠하기 어렵다. 다만 ‘QDR 2001’이 발표된 이후 주한미군은 ‘경량화 기동군’으로 전환하면서 병력 규모가 축소되고 전략적 유연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변해 왔다. 파장이 없을 수 없다.

‘QDR 2005’는 특히 미군의 전쟁 수행에 다른 우호적 국가들을 ‘통합(integrate)’시킬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향후 동맹국에 대한 미국의 전쟁 동참 및 지원 요구가 더욱 커질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이철희 기자 klim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