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가는 유럽헌법 모차르트가 살릴까

  • 입력 2006년 1월 10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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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가 ‘모차르트 효과’를 앞세워 사장(死藏) 위기에 처한 유럽 헌법의 부활을 꾀하고 있다.

오스트리아는 지난주 영국으로부터 유럽연합(EU) 순번 의장국 자리를 넘겨받았다. 볼프강 쉬셀 총리는 의장국 기간인 6개월 동안 유럽 헌법의 부활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혔다.

오스트리아는 이를 위해 올해로 탄생 250주년인 모차르트를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영국의 선데이타임스에 따르면 오스트리아는 우선 모차르트의 생일인 27일 고향 잘츠부르크에서 콘퍼런스를 개최하기로 했다. 이 행사에는 유럽의 정치인 예술가 과학자 외교관 언론인 등이 대거 초청됐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를 비롯한 유럽의 지도자들도 참석할 예정이다.

오스트리아가 모차르트를 앞세우는 이유는 일생 동안 유럽 전역을 돌아다닌 그의 연주 활동을 염두에 둔 것. 한 관계자는 “모차르트는 국경을 초월했고 유럽 전체를 자신의 집처럼 여겼던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쉬셀 총리는 EU 정상회의가 열리는 6월 이전까지 유럽 헌법과 관련한 로드맵을 만들 계획이다. 현재의 헌법을 그대로 유지할지 아니면 일부 수정한 개정안을 내놓을지를 결정하는 것. 의장국인 오스트리아의 계획은 EU 차원에서 유럽 헌법을 부활시키려는 노력과 궤를 같이한다.

EU 집행위원회도 ‘플랜D’에 착수했다. 유럽의 유명 인사들을 ‘유럽 친선대사’로 임명해 헌법의 필요성을 적극적으로 홍보할 예정이다. 특히 젊은 층과 소수 인종을 대상으로 설득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EU 의회도 자체적으로 헌법 부활을 위한 방안을 마련 중이다.

파리=금동근 특파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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