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언론 ‘고이즈미 아시아 고립외교’ 질타

  • 입력 2005년 11월 21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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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사진) 일본 총리의 ‘아시아 외교’가 자국 내에서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20일 사설을 통해 부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의 고이즈미 외교의 실패를 통렬히 비판했다. 사설은 ‘고이즈미 총리가 한국의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는 짧은 회담을 가졌으나 중국의 후진타오 국가주석과는 만나지도 못했다’고 지적하며 이는 심각한 사태라고 진단했다.

사설은 심지어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 문제는 고이즈미 총리가 만들어 낸 것이니 스스로 해결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신문은 또 일본과 중국 한국과의 사이가 이렇게 헝클어지면 주변 동남아시아 각국과의 관계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하며 다음 달 14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리는 동아시아 정상회의에서도 일본의 고립 상황이 해소될 전망은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일본 정치권의 원로인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전 총리와 미야자와 기이치(宮澤喜一) 전 총리도 고이즈미 총리의 정치행태를 한목소리로 비판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이날 보도했다.

나카소네 전 총리는 자민당 창당 50주년을 맞아 이 신문과 가진 회견에서 고이즈미 총리의 정치에 대해 “정당정치가 아닌 독재, 관료정치”라며 “(자민당 안에) 고이즈미 총리를 비판하는 사람이 없다”고 탄식했다.

나카소네 전 총리는 “야스쿠니신사 참배의 영향으로 국제회의가 없으면 이웃나라의 정상과 만날 수 없게 됐다”며 “아시아 외교는 동아시아에서 중국이 가장 앞서 있으며 상당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야자와 전 총리도 회견에서 가장 걱정되는 일로 ‘중국과의 관계’를 들며 “아시아 외교에서 좋은 느낌이 들지 않는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도쿄=조헌주 특파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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