黃교수 “섀튼 결별 뭐 대단한 일이라고…”

입력 2005-11-15 03:08수정 2009-10-08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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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가 1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CNN 주최 ‘코리아 미디어 콘퍼런스’ 강연을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황 교수는 이날 난자 취득 과정의 윤리적 논란에 대해 “적절한 시점에 밝히겠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전영한 기자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는 말을 아꼈다.

제럴드 섀튼 미국 피츠버그대 교수의 결별선언이 있은 지 하루 만인 14일 황 교수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CNN 주최의 미디어콘퍼런스 기조연설을 위해 모습을 드러냈다.

전날(한국 시간) 섀튼 교수가 윤리적 문제를 제기하면서 결별을 선언한 데 따른 충격이 심한 듯 다소 지치고 피곤한 기색이었다.

하지만 기조연설에 앞서 만난 기자들에게 “뭐 그리 대단한 일이라고 여기까지 왔습니까”라며 담담한 모습도 보였다.

이어 “적절한 시점에서 모든 것을 밝히겠다”고 말했을 뿐 섀튼 교수의 발언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다.

황 교수는 이날 ‘혁신 가능성에 대한 인식’이란 주제로 강연하면서 “배아줄기세포 연구는 전 인류에게 큰 도움이 되는 혁신”이라며 “모든 연구는 정부가 정한 윤리 가이드라인을 엄격하게 준수했으며 난자 채취를 비롯한 모든 실험 과정에서 윤리적 문제는 없었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지금까지 연구를 위해 난자를 제공해 준 많은 성스러운 여성에게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며 고마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달 문을 연 세계줄기세포허브에 환자 등록을 하러 온 사람들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뿐이지만 이 연구의 성과가 언제 햇빛을 보게 될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험난한 길을 가는 첫 출발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황 교수는 섀튼 교수의 결별 선언이 전해진 13일 절에서 불공을 드리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강연 도중 절에서 받은 염주를 청중에게 보여 주면서 “어제 내가 만나 뵌 노스님이 직접 내 팔목에 채워 준 염주”라고 말했다.

이어 “(노스님이) 이것을 끼고 부처님의 자비와 참사랑을 마음에 새기라는 말씀을 주셨다”면서 “도전과 역경, 고난을 극복하신 지혜와 혜안을 나에게 주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황 교수와 동행한 안규리(安圭里) 서울대 교수는 “우리와 협력을 원하는 해외 줄기세포 연구 분야 과학자들은 많다”며 “섀튼 교수가 공동 연구팀에서 빠지더라도 세계 줄기세포 허브 사업이 중단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훈기 동아사이언스 기자wolfkim@donga.com

■ 공동연구 어떻게 해왔나

제럴드 섀튼 피츠버그대 교수가 황우석 서울대 석좌교수에게 갑작스러운 결별을 선언하면서 내세운 이유는 난자 채취 과정에서의 윤리성 문제다. 하지만 황 교수와 섀튼 교수가 모두 입을 다물고 있어 윤리 문제가 결별의 진짜 이유인지, 실제 속사정은 불분명한 상태다.

다만 결별을 해도 섀튼 교수는 아쉬울 게 없을 것이라는 게 생명공학 연구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그동안 황 교수팀과 공동으로 연구하며 복제기술 등 연구 노하우를 대부분 전수받았기 때문이다.

섀튼 교수는 원숭이 등 영장류 복제와 유전자 변형의 권위자로 알려져 있다.

2003년 4월에는 과학전문지 ‘사이언스’에 벵골원숭이 난자 724개로 복제를 시도했으나 배아 33개만 얻었을 뿐 단 한 차례도 임신을 시키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당시 그는 “영장류 복제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 무렵 섀튼 교수는 한 국제학회장에서 황 교수의 복제기술에 관한 발표 논문과 포스터를 접하고는 흥미를 느껴 2003년 11월 말 황 교수 실험실을 직접 방문했다. 그리고 황 교수팀의 높은 기술 수준을 눈으로 확인하고 공동 연구를 제안했다. 이후 황 교수팀의 박사급 연구원들이 섀튼 교수 연구실에 파견 근무하고, 마침내 지난해 10월 섀튼 교수는 원숭이 배아를 복제하는 데 성공했다.

그 대가로 섀튼 교수는 황 교수에게 세계적인 저명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하는 요령을 조언하는 등 황 교수팀이 국제적 감각을 익히는 데 큰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또 황 교수팀의 실험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황 교수팀에서 중요한 연구 결과가 나오거나, 향후 연구 방향을 정할 때 틈틈이 전화를 걸어 의견을 제시했다.

황 교수팀은 올해 5월 ‘사이언스’에 환자맞춤형 줄기세포 연구 성과를 발표했을 때 섀튼 교수를 공동 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8월 영국 과학전문지 ‘네이처’에 세계 최초의 복제 개 ‘스너피’ 탄생을 발표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이후 양 팀은 세포치료, 영장류 복제 등의 분야에서 공동 연구를 진행해 왔으며, 최근에는 세계 줄기세포 허브 구축에 함께 협력할 것을 약속한 상태였다.

이현경 동아사이언스 기자 uneasy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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