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잘나가는 도요타-캐논 경단련 회장직 이어받기

  • 입력 2005년 10월 17일 03시 10분


일본 재계를 대표하는 경제단체인 경단련(經團連) 차기 회장에 미타라이 후지오(御手洗富士夫·70·사진) 캐논 사장이 내정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캐논의 성공 신화를 주도한 미타라이 사장이 내년 5월 임기가 끝나는 오쿠다 히로시(奧田碩·도요타자동차 회장) 현 회장의 후임으로 사실상 결정됐다고 16일 전했다.

일본 재계는 캐논이 1999년 이후 6년 연속 최고 이익 기록을 경신하며 도요타와 함께 일본에서 ‘가장 잘나가는 기업’이라는 점을 들어 미타라이 사장의 경단련 회장 취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미국법인 대표를 거쳐 1995년 사장에 취임한 미타라이 사장은 과감한 제품 구조 개편과 현금 중시 경영으로 막대한 부채에 허덕이던 캐논을 일류 기업으로 바꿔 놓은 주인공. 23년간의 미국 근무 경험을 살려 일본식 종신고용과 미국식 실력주의를 결합한 ‘미타라이식 경영기법’으로 캐논의 고속 성장을 이끌어 장기 불황에 지친 일본 국민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기업의 힘은 사원 각자가 가진 능력의 총합”이라고 강조해 온 그는 일본 재계에 인원 감축을 통한 구조조정이 유행처럼 번질 때도 종신고용 원칙을 지켜 도요타와 마찬가지로 사람을 중시하는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미타라이 사장은 연내에 열릴 회장단 회의의 승인을 거쳐 내년 5월 총회에서 정식으로 추대된다.

정밀기기 제조업체인 캐논의 사장이 경단련 회장을 맡는 것은 철강 자동차 등 전통 제조업으로 대표돼 온 일본 재계의 주류가 디지털 관련 분야로 바뀌는 추세를 반영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도쿄=박원재 특파원 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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