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부품업체 델파이 파산신청… 高임금 車노조 기득권 흔들

  • 입력 2005년 10월 11일 03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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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대의 자동차 부품업체 델파이의 파산보호 신청으로 미 자동차 업계 전반에 강력한 후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델파이가 미국 내 31개 공장 중 상당수를 폐쇄함에 따라 대규모 인력 감축과 임금 삭감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에서 더 저렴한 가격의 자동차 부품을 조달하려는 움직임도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너럴모터스(GM), 포드 등 완성차 업체들은 델파이 경영진과 노조 소속 종업원들의 협상을 예의 주시하며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델파이 경영진은 시간당 임금을 30달러에서 10달러로 대폭 삭감하고, 의료보험 혜택과 휴가 일수도 줄이는 방안을 놓고 노조 측과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해외 부품업체와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임금과 각종 혜택을 포함한 급여 수준을 기존의 시간당 65달러에서 20달러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는 것이 경영진의 주장. 노조 측은 생활비 상승을 이유로 들어 이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델파이 종업원 5만 명 중 3만4000명은 미국 최대 산별 노조인 미국자동차노조(UAW) 소속이다. 델파이의 모회사였던 GM도 파산 신청의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GM은 1999년 델파이 분사 당시 2007년 이전에 델파이가 파산할 경우 델파이 은퇴자들의 의료 및 연금 혜택을 책임지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올 상반기 20억 달러의 손실을 본 GM이 델파이 은퇴자들까지 책임질 경우 110억 달러의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재정에 치명타를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델파이의 파산 신청을 계기로 ‘귀족 노조’로 평가받아 온 자동차 근로자들의 입지가 상당히 위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와 함께 자동차업계의 해외 생산기지 구축 움직임도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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