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까지 겹치면 끝장”…부시 노심초사

  • 입력 2005년 10월 4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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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이 안 보이는 이라크전쟁, 허리케인으로 인한 초대형 재난, 공화당 의회 지도자들의 스캔들, 고유가 행진….

잇단 대형 악재로 곤경에 처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아직도 남아 있는 악재가 있을까. 그러나 AP통신은 2일 “경기 후퇴라는 악재가 하나 더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부시 대통령의 지지도는 최근 다소 반등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미 최저 수준으로 내려가 있다. 정치적 자산이 바닥났고 공화당도 고분고분하지 않다. 이런 마당에 경기 후퇴까지 일어나면 내년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부시 대통령의 레임덕 현상이 가속화하면서 공화당은 동요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소비자 지출과 신뢰지수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경제 전문가들이 경기 후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빈도가 늘고 있다.

주택 매매는 감소하고 자동차 판매도 둔화됐다. 또 고유가로 인한 소비자 구매력이 줄어들고 인플레이션 경향이 강해졌을 뿐 아니라 이자율도 높아지고 있다는 것.

마크 잰디 이코노미닷컴 수석분석가는 경기 후퇴를 단정할 단계는 아니지만 그 위험이 급속히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올겨울이 추운 겨울이 되거나 소비 지출이 더 내려가고 테러 공격이라도 발생하면 국면이 갑자기 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P는 부시 대통령의 허리케인 재난 복구 공약이나 이라크 전비 부담이 재정적자를 늘려 결과적으로 경기 후퇴에 대처할 수 있는 정책 수단을 제약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데이비드 위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 수석 경제분석가는 “핵심 문제는 고유가”라면서 현 유가 수준이 경기 후퇴를 일으킬 정도는 아니지만 다른 데서 잘못되거나 유가가 더 오르면 경기 후퇴 국면에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부시 대통령이 시장의 동요를 막기 위해 내년 1월에 물러나는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후임자를 가을에 조기 발표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워싱턴=권순택 특파원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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