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참전 미군용사 반세기만에 美최고훈장

  • 입력 2005년 9월 26일 03시 06분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23일 백악관에서 6·25전쟁 참전용사인 티보르 루빈 씨(왼쪽)의 목에 명예훈장을 걸어주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23일 백악관에서 6·25전쟁 참전용사인 티보르 루빈 씨(왼쪽)의 목에 명예훈장을 걸어주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우리는 모두 형제요 자매라고 어머니는 늘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그들을 도울 수 있었기 때문에 도왔을 뿐입니다.”

헝가리 유대인 출신의 6·25전쟁 참전용사인 미국인 티보르 루빈(76) 씨가 전쟁 당시 40여 명의 동료를 구한 공로로 참전 반세기 만인 23일 미국 백악관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으로부터 군 최고의 영예인 ‘명예훈장’을 받았다.

루빈 씨는 15세 때 오스트리아의 마우트하우센에 있던 나치의 유대인 강제수용소에서 14개월 동안 지내다 미군에 의해 극적으로 구조된 뒤 미국으로 이주해 6·25전쟁에 참가했다.

부시 대통령은 루빈 씨가 낙동강 전투에서 미군 부대의 안전한 철수를 위해 24시간 동안 고지를 홀로 사수하면서 많은 북한군과 대적하는 등 ‘뛰어난 능력과 용기를 지닌 군인’이며 ‘진정한 자유의 아들’이라고 치하했다.

특히 루빈 씨는 중공군에 생포돼 2년 반 동안 전쟁포로로 억류돼 있으면서도 처형을 무릅쓰고 중공군의 식량을 훔쳐 동료 미군들에게 나눠주고 삶의 의지를 북돋워 40여 명의 생명을 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백악관에서 치러진 훈장 수여식에는 루빈 씨의 가족과 함께 부시 대통령 부부, 딕 체니 부통령,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 존 워너 상원 군사위원회 위원장, 프랜시스 하베이 육군 장관, 피트 슈메이커 육군 참모총장 등이 참석했다.

워싱턴=권순택 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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