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뒤엔 여섯살위 누나 ‘내조’ 있었다

  • 입력 2005년 9월 13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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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누나인 고이즈미 노부코 씨. 언론 노출을 피해온 탓에 40년 전인 1965년 찍은 이 사진만이 유일하게 공개돼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누나인 고이즈미 노부코 씨. 언론 노출을 피해온 탓에 40년 전인 1965년 찍은 이 사진만이 유일하게 공개돼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2005년 상반기판 ‘일본 국회의원 인명록’에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중의원 의원의 정책비서로 고이즈미 노부코(小泉信子·69·사진)라는 이름이 올라 있다. 고이즈미 총리보다 여섯 살 위로 셋째 누나다.

고이즈미 총리가 첫 금배지를 단 이후 줄곧 비서관 직함으로 활동해 온 그는 고이즈미 총리에게 가장 영향력이 강한 정치적 조언자이자 집안 살림을 알뜰히 챙기는 내조자이다. 일본의 국회의원들이 총리 관저에 초대를 받으면 반드시 만나 인사를 나누게 된다고 한다.

이혼남인 고이즈미 총리와 마찬가지로 노부코 씨도 독신. 1978년 제약회사 창업자의 딸과 결혼했다가 4년 만에 이혼한 고이즈미 총리는 누나를 마음의 안식처로 삼아 전적으로 의지해 왔다.

노부코 씨는 고교 졸업 후 부친 고이즈미 준야(小泉純也) 의원의 비서로 채용됐고 부친이 1964년 방위청 장관에 취임하자 여성으로선 일본 최초의 장관 비서관이 됐다. 부친이 사망하자 영국 유학 중이던 동생을 불러들여 ‘가업(家業)’인 정치인의 길을 걷게 한 것도 노부코 씨다.

고이즈미 가문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노부코 씨는 초선의 고이즈미 의원에게 정계에서 처신하는 법을 가르치면서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조언을 해 주는 상담자 역할도 했다”며 “고이즈미 총리의 정치자금과 후원회 조직도 노부코 씨가 책임지고 관리한 까닭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 것”이라고 전했다.

혼자 있기를 즐기는 탓에 흉금을 터놓을 만한 친구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진 고이즈미 총리에게는 노부코 씨가 ‘신경안정제’와 같은 존재라는 말도 있다.

동생이 총리에 취임한 뒤 주변에서 ‘퍼스트레이디’의 역할을 맡기자는 말이 나왔지만 본인이 언론 노출은 물론이고 공식석상에서 나서는 것조차 꺼려 이뤄지지 않았다는 후문이다.도쿄=박원재 특파원 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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